"다 안된다면 어쩌자는거냐" 목소리 높인 문재인
"나갈테면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는 안된다고 호소드리는 것입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명분없이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이 사실상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포함한 당내 비주류 의원에게 '나갈테면 나가라'는 뜻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표는 8일 오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결을 요구하지 말고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그것이(탈당이) 방법이 아니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와 안 전 공동대표가 서로 등을 돌리고 둘 중 하나가 살아남는다는 식으로하면 국민과 당원들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 전 공동대표는 물론 탈당을 저울질하는 당내 비주류를 싸잡아 압박했다.
문 대표는 토론회 내내 자신의 진심은 '혁신'이라며 이를 받지 않는 안 전 공동대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나로서는 자존심이 상하고 크게 많이 내려놓는 제안인 '문안박 연대'도 제안드렸다"며 "안 전 공동대표가 요구하는 10개 혁신방안도 다 하겠다. 내가 제안한 방안이 미덥지 못하다면 더 미더운 방식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한 작금의 상황을 "나와 안 전 공동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맞붙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이 분당될 것 같다"며 "정말 곤혹스런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혁신을 바라는 사람들끼리 함께 힘을 모아 혁신하자는 것인데 이 제안이 거부되는 이유를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어찌보면 아이를 놓고 서로 팔을 잡아당기는 어머니들을 두고 내린 솔로몬 왕의 판결 같은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안 전 공동대표의 추가적인 제3의 방안을 기다리는 것이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내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가 믿음직한 방안이 아니라면 더 신뢰할만한 방안을 언제든지 제시해달라"며 "당내 중진들이 지혜를 모아 단합할 수 있는 방안을 낸다면 그 방안에 대해서도 귀를 귀울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쟁하는 전당대회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제안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문 대표는 계속되는 당내 답답한 사정에 대한 질문에 감정이 격해진듯 평소와는 다른 다소 단호한 어투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불평만 하시지말고 함께 하자는 것"이라며 "함께 공동대표하고 거기서 총선준비기구도 함께 만들고 함께 공동선대위도 구성해서 관리하자는 건데 이것도 안 된다 하고 저것도 안 된다하면 어쩌자는 거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과 관련해서도 문 대표는 "혁신전대를 해야한다는 안 전 공동대표를 지지했기 때문에 그렇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퇴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다수의 최고위원은 또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저로서는 마지막까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협력체제를 모색해보고 안 되면 최고위와 협력해서 공동선대위 등을 통해 단합 틀도 모색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이제는 지금의 지도부가 책임지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안 전 공동대표의 '혁신전대' 요구는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한편 문 대표는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출마와 관련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선택이 우리 당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를 놓고 판단하겠다"며 "당선이 되고 말고는 저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생각"이라며 "총선에 실패한다면 자연스럽게 그것으로 제 정치생명이 끝나지 않겠느냐"고 말해 총선의 승패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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