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잭슨-김종규 '인 유어 페이스'로 얽힌 악연의 고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15 00:51  수정 2015.12.15 07:38

잭슨, 신장 차이에도 김종규 상대 두 차례 인유어페이스

김종규를 상대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는 조 잭슨. ⓒ KBL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는 농구에서 보통 상대 선수를 앞에 두고 멋진 골을 넣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가 수비하기 위해 바로 앞에서 가로막는데도 뿌리치거나 아예 머리 위에서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인 유어 페이스는 농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 중 하나다.

하지만 화려한 플레이를 성공시킨 선수에게는 짜릿한 희열을 주지만 당하는 선수에게는 희대의 굴욕감을 맛보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신장이나 체격이 작은 선수가 자신보다 월등히 큰 선수 앞에서 인 유어 페이스를 성공시키면 그 충격효과는 배가 된다.

NBA 스타 빈스 카터(198cm)가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216cm의 프랑스 센터 프레데릭 와이스를 점프력으로 뛰어넘어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가장 대표적인 인 유어 페이스 플레이로 자주 회자된다. 카터에게는 농구인생의 명장면이지만, 와이스에게는 본의 아니게 카터의 하이라이트가 보일 때마다 두고두고 조연으로 소환 당하는 흑역사 아닌 흑역사가 됐다.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회자될 인 유어 페이스 장면이 올 시즌 탄생했다. 주연은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조 잭슨, 조연은 창원 LG의 센터 김종규다. 잭슨은 180cm로 올 시즌 KBL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 중 최단신인 반면, 206cm의 김종규는 전주 KCC 하승진에 이어 두 째로 큰 장신선수다.

신장도 포지션도 전혀 다른 둘의 악연은 지난달 21일 오리온과 LG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시작됐다. 잭슨은 이날 26cm라는 엄청난 신장 차를 극복하고 김종규를 상대로 멋진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터뜨렸다. 단신임에도 흑인 특유의 어마어마한 탄력을 보여준 잭슨의 덩크는 KBL 역사에서 단신 선수가 보여준 가장 멋진 플레이로 남을 만했다.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LG의 리턴매치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하필이면 이번에도 잭슨과 김종규가 마주쳤다. 잭슨은 이날 3쿼터 중반 빠른 돌파로 골밑을 파고들며 슛을 날렸다. 김종규가 저지하기 위해 점프했지만 잭슨은 그 앞에서 체공력을 앞세운 더블 클러치로 블록을 피하고 슛을 성공시켰다.

김종규도 국내 선수로서는 상당한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심지어 동시에 점프했음에도 신장이 월등히 작은 잭슨이 오히려 김종규가 내려올 때까지 공중에 머물며 타점을 놓치지 않고 슛을 마무리해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는 비록 LG의 승리로 끝났지만 잭슨의 플레이는 이날도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회자될 만했다.

이날 김종규는 비록 잭슨에게 두 번이나 인유어 페이스의 희생양이 되는 굴욕을 당했지만 이후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골밑을 지켜내며 팀의 재역전승에 밑거름을 놓았다. 본의 아니게 악연이 만들어진 두 선수가 다음에는 어떤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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