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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황재균 무응찰 위로금? 나쁜 선례 곤란


입력 2015.12.21 09:25 수정 2015.12.21 11: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손아섭 황재균, 포스팅 도전장 내밀었지만 무관심

연봉 재계약서 위로금 주어진다면 나쁜 선례될 수도

포스팅 무응찰에 그친 손아섭, 황재균에게 위로금 차원의 연봉 웃돈은 곤란하다. ⓒ 연합뉴스

이번 겨울 롯데 자이언츠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손아섭과 황재균이 4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시즌이 끝난 뒤 두 선수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두 달의 시간을 보냈다. 먼저 대표팀에 합류해 프리미어12 대회 우승에 기여했고, 숨 돌릴 틈 없이 곧바로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에 매진했다.

특히 손아섭과 황재균은 훈련소에 있는 동안 자신의 야구 인생이 걸린 포스팅에 임하기도 했다. 결과는 충격적인 ‘무응찰’. 30개나 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모두 외면했다는 뜻이다.

사실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 문을 두들긴다 했을 때에도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물론 손아섭은 KBO리그 현역 통산 타율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방망이의 정확도가 출중하고 황재균은 파워를 겸비한 내야수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들에게는 소위 ‘탈 KBO 레벨’로 통할만한 장점이 뚜렷하지 않았다.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 쪽은 롯데 구단이다. 이들과의 내년 시즌 연봉 재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안겨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를 한 팀들 가운데 하나다. FA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하며 약점을 보강했고, 조원우 감독을 새로 영입하며 끈끈한 팀을 만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며 구단의 체질이 확 바뀌었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손아섭과 황재균에게 연봉 대박을 안겨주기에는 너무도 큰 부담이 따른다. 자칫 나쁜 선례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연봉 대박을 품에 안은 김광현과 양현종의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김광현과 양현종은 ‘포스팅 위로금’이 주어진 사례다.

김광현은 올 시즌 2억 7000만원에서 6억원(인상률 122%)으로 연봉이 상승, 비FA 선수로는 역대 최고 인상액을 찍었고, 양현종도 1억 2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233.3% 인상돼 KIA 팀 역대 최고 인상 금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은 손아섭, 황재균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지난 시즌 팀의 1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리그에서 몇 손가락에 드는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이들은 포스팅 액수가 적었을 뿐이지 복수의 팀들로부터 입찰을 받아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했던 선수들이다.

롯데 구단 내부에서도 이들의 연봉을 크게 올려주기가 모호하다. 일단 손아섭의 경우 일단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초고액 연봉자다. 올 시즌 5억 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여기에 ‘웃돈’이 붙는다면 김현수가 기록한 비FA 연봉 최고액(7억 5000만 원) 경신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손아섭은 올 시즌 성적 면에서 인상 요인이 불분명하며 대우를 해주더라도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황만 놓고 보면 오히려 황재균은 더 나을 수 있다. 올 시즌 타율 0.290 26홈런 97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황재균은 뚜렷한 연봉 인상 대상자다. 또한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이에 대한 프리미엄도 기대해볼 수 있다.

나쁜 선례는 전염병처럼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이들에게 위로금 차원의 웃돈이 주어진다면, 포스팅에 나서지 않을 선수는 사실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가뜩이나 FA 거품으로 시달리고 있는 KBO리그에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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