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만난 천정배 "새정치에 대해 자꾸 말하면…"

전형민 기자

입력 2015.12.23 22:07  수정 2015.12.23 22:08

45분간 단독 회동, 결과는 '속 빈 강정'

천정배 국민회의(가)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방문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의원실을 찾아 전격 회동하며 '야권 연대'에 대해 논의했으나 소득 없이 헤어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33분 국회 의원회관의 천 의원실을 직접 찾았다. 이날 회동은 이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에 불참하는 대신 '통합 여행'이라는 테마로 범야권 인사를 두루 만나기로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천 의원을 만나 "천 의원은 제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이시다"며 "같은 길을 모색하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논의를 위해 찾아뵈었다"며 방문 목적을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이기기 위해 반드시 야권이 대통합해 여야 1대1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천 의원의 말에 대해 뜻을 모색하고 같은 길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천 의원은 "이 원내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뚝심"이라며 "존경하고 나라를 위하고 국민들의 복을 위해서는 소신있게 원칙을 밀어부치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지금 나라의 상황, 특히 야권의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오늘 회동이) 한국사회 기득권 세력의 독점독식을 타파하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갈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45분간 회동한 두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전했지만 회동 결과는 '속 빈 강정'이었다. 두 의원은 오는 제20대 총선에서 야권의 공조가 승리의 필요조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방법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회동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천 의원은 "저는 야권의 주도세력 교체가 전제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며 "그 방법은 신당 창당"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갑론을박으론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신당 창당을 통한 야권 주도세력 교체가 불가피하고 꼭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도 "구체적인 통합과 일치의 방법 대해서 아직까지 거리가 있다"면서도 "새정치연합은 문을 열고 천 의원께서는 오로지 야권주도세력 교체위한 변화 위한 신당창당만이 길이라느 말씀하셨다"고 말하며 서로의 거리 차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약간의 거리는 있지만 가는 길은 방향이고 만날 수 있는 길에 대한 저의 분명한 느낌을 받았다"며 연대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떠난 후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이나 문재인 대표가 사퇴한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 "제가 자꾸 (새정치연합에 대해) 말하게 되면 험한 말이 나오고 한다"며 "어차피 독립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다면 좋은 뜻으로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탈당설이 끊이지 않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도 잠시 만났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선대위에 김한길 의원이 포함된다 해도 (김 의원은) 선대위라는 어젠다보다는 좀 마음이 떠난 것으로 느껴졌다"며 김 의원이 사실상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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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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