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권은희 탈당에 "안철수든 천정배든 이미 늦었어" 왜?


입력 2015.12.29 10:42 수정 2015.12.29 10:45        이슬기 기자

비주류 핵심 "7.30때 탈당하고 천정배 도왔어야, 지금은 어디 가든 늦어"

권은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늦었지. 안철수든 천정배든 지금은 이미 늦었어.”

권은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28일, 호남지역 핵심 의원실 관계자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탈당한 권 의원이 ‘안철수 신당’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중 어디를 택할지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는 “지난번 7.30 재보선 때 탈당을 하고 천정배 선거 운동을 도왔어야했다. 지금은 누굴 택하든 좀 늦었다”고 말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해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이끈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에 반발한 천 의원은 옛 새정치연합을 탈당했고, 전략공천 파동은 당내 극심한 계파 갈등으로도 이어졌다. 세월호 정국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15석 중 4석에 그치는 참패를 겪었고, 두 공동대표는 책임론에 휩싸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권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 의원 8명 중, 범주류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과 거취를 고민 중인 박혜자·장병완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탈당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호남·중진 인사 대부분이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권 의원은 상대적으로 ‘새정치’ 이미지에 가까운 인물로 꼽혀왔다. 안철수·천정배 의원 측으로부터 ‘탐낼만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관계자는 이같은 점을 근거로 “늦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내가 계속 만나온 그 사람(권 의원)은 최소한 정치적 공학을 먼저 생각하고 계산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정치 시작할 때 천정배 의원에게 멘토 역할을 많이 기대하고 의지도 꽤 했던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권은희 의원은 진작 탈당했어야 했다. 지난번 재보선때 탈당을 하고 천정배 선거운동을 도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권 의원 측 내부에선 천 의원에게 일종의 ‘정치적 빚’이 있는 만큼 국민회의에 합류해야한다는 주장과 지지세가 더 큰 안 의원 측으로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혼재한 상황이다. 실제 언론에서도 권 의원이 어느쪽을 택할지를 두고 상반된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이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어디로 갈지 계산하고 고민하는 모습 자체가 권은희답지 않고, 이미 늦은 선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지난번 7.30 재보선 때 이용섭 전 의원같은 분들도 당에 들어온다고 하고, 시·도의원들도 비협조적이고 상황이 정말 어려웠다. 권 의원이 정치를 할까 말까를 정말 고민했었다”며 “당에서 권 의원을 불러주거나 챙겨주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 비주류계 핵심 인사가 권 의원을 찾아가 “천정배 의원은 어차피 당을 따로 만들 사람이니 그쪽으로 가서 힘을 실어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권 의원은 새정치연합 후보로 잔류했고, 결국 당선됐다.

명분도 없을뿐더러 파괴력도 줄어들었다. 그는 “지금은 양쪽 어디로 가든지 이미 (새정치의 명분을 얻기에는) 늦었다”며 “어디로 갈 것인지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파급력은 없다”고 말했다. 물론 권 의원은 ‘백지상태’같은 인물이라 안철수·천정배 의원 모두 탐내는 인물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권 의원이 계산하는 모습 자체가 이미 늦었다”고도 했다.

한편 권 의원은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대선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 댓글사건’ 수사에 대해 축소·은폐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하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바 있다.

아울러 권 의원과 함께 ‘댓글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지난 26일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