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문제, 합의까지... 8년의 과정은
지난 2007년 불거진 후 8년여만에 사실상 최종 해결
보상 대부분 진척...재해예방 합의도 이끌어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등 3주체가 재해예방대책에 대해 최종 합의하면서 지난 8년간 끌어 온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해결될 전망이다.
보상 문제도 삼성전자 보상위원회를 통해 상당히 진척된 상황이어서 이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근로자 황유미 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불거졌다.
황 씨의 부친인 황상기씨가 산재인정을 위한 법정싸움을 벌이고 같은 해 11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결성되면서 노동자들의 백혈병 피해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6년여간 삼성전자와 반올림간 현격한 문제 인식의 차이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다 지난 2013년 12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5월에는 당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노동자들에게 사과의사를 밝히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상 문제는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반올림 내부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하면서 함께 활동하던 8명 중 6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지난 2014년 9월 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를 별도로 꾸려 나가는 등 우역곡절을 겪으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해졌다.
이후 지난 2014년 말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 등 3자가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조정위를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됐다. 2015년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조정위는 지난해 7월 1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 설립을 골자로 한 제 1차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권고안에 대해 세 주체가 상호 이견을 보이면서 조정위를 통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이후 가족위가 신속한 보상을 위해 지난 9월 삼성전자와 백혈병 보상위원회를 발족, 본격적인 보상 절차에 들어가면서 보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및 협력업체 퇴직자 150여명이 보상을 신청한 가운데 이 중 지금까지 100명 넘는 인원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상태다.
또 그동안 보상위원회를 통한 보상에 반발해 온 정애정 가족위 간사가 지난해 12월 삼성과 합의하고 노숙농성을 자진 철수하면서 그동안 보상과 관련해 불거졌던 갈등도 해소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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