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허웅 성장통 '이 또한 지나가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1.19 16:08  수정 2016.01.19 16:12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침체

플레이 스타일 간파..새 돌파구 찾아야 하는 숙제 받아

원주동부 허웅. ⓒ KBL

원주 동부의 가드 허웅(23·185cm)은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선수다.

올해는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 오르는 등 프로 진출 2년 만에 KBL에서 인정받는 정상급 가드로 성장하며 “역시 허재 아들”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허웅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3경기 14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 14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6득점 4어시스트를, 오리온전에서는 득점을 비롯한 모든 공식 기록이 제로에 그쳤다. 17일 삼성전에서도 8득점을 기록했지만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활약은 없었다.

소속팀 동부도 올스타 휴식기 이후 내리 3연패에 빠졌다. 허웅과 동부의 부진은 베테랑 빅맨인 김주성(205cm)과 윤호영(197cm)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윤호영은 허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김주성 역시 무릎 부상으로 당분간 나설 수 없다.

허웅이 전반기 평균 13점에 이르는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김주성과 윤호영을 중심으로 한 고공농구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허웅은 백코트 파트너인 두경민과 함께 과감하고 빠른 플레이로 팀 공격의 엔진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김주성과 윤호영이 모두 빠지면서 높이의 장점이 반감된 동부는 매치업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그만큼 허웅에게 쏠리는 수비의 집중견제도 더욱 심해졌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며 이미 허웅의 기량과 플레이스타일도 상대팀에 노출돼 초반처럼 활개치고 다니기 어려워졌다.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스스로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에 쫓기다보니 자신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있다. 냉정히 말해 올스타 휴식기 이후 치른 경기에서 허웅의 활약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간결하고 효율적인 플레이가 장점이었던 허웅은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자신이 직접 경기를 주도해야하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다. 허웅에게만 볼이 가면 오히려 흐름이 끊기니 김영만 감독은 허웅의 출전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상황도 허웅에게는 한번쯤 거쳐야할 통과의례다. 그만큼 상대팀에도 허웅이 동부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허웅은 아직 프로 2년차의 젊은 선수다.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과 멘탈을 더 갖춰야한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깨우치는 것도 장기적으로 허웅에게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동부는 김주성 팀이지만 서서히 세대교체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동부를 이끌어갈 선수 중 한 명으로서 허웅이 증명해야할 것은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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