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길렌워터의 행동을 둘러싼 논란은 단지 특정 선수의 비매너 문제로만 몰기에는 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 연합뉴스
‘2015-16 KCC 프로농구’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로이 길렌워터(창원LG)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길렌워터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서울 삼성-창원 LG 경기 중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심판을 향한 불손한 몸짓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당시 길렌워터는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의 파울을 지적한 심판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이른바 ‘따봉’ 포즈로 심판들을 조롱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KBL은 이에 대해 최근 재정위원회를 열고 길렌워터에게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길렌워터와 심판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길렌워터는 지난달 5일 SK전에서 심판을 향해 돈을 세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가 KBL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지난달 26일 동부전에서는 벤치에서 코트로 물병을 던져 벌금 600만원을 물기도 했다. 올 시즌 벌써 9개의 테크니컬 파울로 불명예스러운 1위에 올라있다.
반복되는 길렌워터의 행동을 둘러싼 논란은 단지 특정 선수의 비매너 문제로만 몰기에는 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KBL의 그림자로 꼽히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과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 의혹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길렌워터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 사안에 관해 농구팬들의 여론이 생각보다 길렌워터에게 동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KBL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판정에 대한 불신은 KBL의 오래된 숙제다. SNS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농구팬들의 감상평을 돌아봐도 거의 매 경기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KBL이 제도적으로 주장을 제외한 선수들과 벤치의 항의를 일절 금지시키면서 심판의 권위를 강화했지만, 판정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명백한 오심이거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와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차후에 개선되는 부분도 없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만 쌓인다.
더구나 길렌워터같이 득점력이 좋고 집중견제를 받는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심판 판정에서 국내 선수들보다 차별을 받는다는 피해의식을 드러낼 때가 종종 있다. 길렌워터가 심판과 대립각을 세울 때의 상황은 대부분 파울콜의 일관성과 관련된 장면들이다.
일부 팬들은 길렌워터가 올 시즌 자주 판정에 불만을 토로하다보니 일부 심판들이 보복성으로 더 감정적인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심판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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