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대위 '친문' 구성? "선대위 보면 알지"

더민주 비대위 '친문' 구성? "선대위 보면 알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과 문재인 대표가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로 다른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위원장 직을 겸임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오후 중앙위원회에서 구성될 전망이다. 같은 날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친문 인사'들이 비대위에 포함돼 새로운 당내 갈등을 촉발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중앙위원회에서는 비대위에 지도부의 전권을 이양하는 당헌 개정안을 처리한 뒤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을 맡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대위는 선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비대위는 당 전체 업무를 보게 된다. 비대위원은 선대위원 중 일부가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발표된 선대위원은 총 16명으로 현역, 비 현역, 새로 영입된 인재까지 골고루 섞여 있다. 여기에 선대위 구성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20대, 노동, 노년층 분야와 전북과 충청을 대표할만한 인사 등이 추가로 영입될 가능성이 있다. 뚜렷한 선대위 명단은 오는 29일 열리는 선대위 2차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선대위원에는 더민주 잔류를 선택한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총무본부장, 진선미 의원, 손혜원(비 현역) 홍보본부장 그리고 범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우윤근, 박범계, 유은혜 의원 등이 있으며 새로 영입된 인재도 포함됐다. 제1호로 영입된 표창원 경찰대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등이다.

이에 대해 '친문'으로 분류되는 선대위 위원은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비대위 명단은 27일 최고위원들과 상의해서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지금은 비대위가 당의 최고위를 대신하는 결정기관인데 지역구나 출마 여부 등을 고려해서 짤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계파보다는 업무 집중도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은 "김종인 위원장은 처음에는 '친노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친노 모르겠다'하는 모습을 보니 넓은 의미에서는 '친노' 좁은 의미에서는 '친문'에 포위된 것 같다"라며 "선대위는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고 문 대표가 사퇴하면 일상적인 당무를 보는 곳이 비대위인데 선대위 인선으로 이미 그 당 지도부의 성격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해 친문 인사들이 비대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선대위 16명 중에 최고위를 대신하는 비대위를 7~8명 정도 뽑겠다는 것인데 결국 정치 경험이 있거나 밖에서 유명세가 있는 신진 인사들을 포함시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비대위원으로 당연직 최고위원인 이종걸 원내대표,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박영선, 진선미 의원 그리고 새로 영입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을 꼽았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종걸 원내대표를 완전히 배제해서 비대위가 과연 잘 운영이 되겠느냐라는 생각이 있다"라며 "원내상황도 제대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혀 당 운영에 밝은 이 원내대표를 비대위에 포함시킬 의사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