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 104세 할머니에 넙죽 큰절한 이유가...
인도 13억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집에 화장실 없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104세 할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했다. 집에 화장실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뜻이었다.
21일 인도 현지 언론은 중부 담타리 마을에 사는 쿤바르 바이 할머니가 아끼던 염소 8~10마리를 팔아 화장실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총리가 쿤바르 할머니를 만난 소식을 보도했다.
인도는 13억 인구의 46%가량인 6억 명이 집에 화장실을 만들 돈이 없는 극빈자로, 길거리나 공중화장실에서 용변을 본다. 시골집은 70%가 화장실이 없다. 이런 상황은 위생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번졌다. 2014년 5월 북부 카트라 마을에서 밤에 용변을 보러 외출한 사촌 자매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인도 정부는 국가 과제로 ‘클린 인도’ 사업을 설정하고 2014년 10월부터 2019년까지 총 1억1000만 개의 화장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전해 들은 쿤바르 할머니는 화장실을 만들었고, 마을 사람들에게 화장실 만들기를 권유했다. 현지 언론은 담타리 마을 주민들은 이제 모두 화장실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TV나 신문도 보지 않지만, 정부 정책을 전해 듣고 화장실을 만든 할머니를 “변화하는 인도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고 엎드려 할머니의 발을 만지며 축복을 빌었다.
또한, 중부 추리아 마을 거주민들이 자신의 집 화장실을 이웃에게 무료로 개방한 점을 언급하며 “화장실 개방은 (볼일을 보러) 들판이나 숲으로 가야 했던 우리 엄마나 자매들을 존중해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2015년 800만 개의 화장실을 새로 만들었지만, 쌓인 용변은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층인 불가촉천민들이 처리하는데 화장실이 갑자기 늘어나 용변을 제때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 개선이 쉽지는 않지만, 인도 정부는 사람들이 화장실을 애용할 수 있도록 위생관념을 개선할 처벌이나 당근책을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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