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리그컵 우승을 위해 체력 안배 전략을 구사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의도가 제대로 통했다.
맨시티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캐피털 원 컵’ 리버풀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로 마친 뒤 승부차기서 3-1 승리했다.
이로써 리그 컵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는 지난 시즌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며 올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맨시티 구단이지만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이는 역시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다.
구단 측은 올 시즌을 앞두고 페예그리니 감독과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따라서 그는 다음 시즌까지 맨시티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시작되고 난 뒤 맨시티는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결국 보드진은 감독 교체의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문제는 시기였다. 맨시티 구단은 당장의 경질이 아닌, 이번 시즌까지 페예그리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차기 감독으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이 만료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었다.
페예그리니 감독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남은 시즌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낸다하더라도 자신의 미래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페예그리니 감독의 입장이었다.
현재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4승 5무 7패(승점 47)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칠 경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게 되지만 선두 레스터 시티(승점 56)와의 격차가 꽤 벌어져 사실상 우승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무엇보다 일정이 빡빡하게 몰려있는 지난 일주일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에 페예그리니 감독은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먼저 맨시티는 지난 22일 첼시와의 FA컵에서 유소년 소속 선수들을 대거 기용, 1-5 대패했다. 고의 패배 논란이 있었지만 선수 기용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달린 문제였다. 휴식을 취한 주전 선수들은 3일 뒤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디나모 키예프 원정서 3-1 승리를 이끌어냈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8강 진출의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다시 4일 뒤, 이번에는 리버풀과의 컵대회 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우승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FA보다는 이미 결승에 진출한 컵대회에 집중하겠다는 페예그리니 감독의 선택이 제대로 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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