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때문에 항공권 가격 오른다고? [뭔일easy]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3.09 11:50  수정 2026.03.09 11:50

중동 전쟁에 에너지 공급 차질…싱가포르 항공유 급등해

4월 유류할증료, 2월 16일~3월 15일 평균 항공유 가격으로

대한항공 3월 기준 인천~뉴욕 9만원대 등 장거리일수록 ↑

16일 4월 확정 고시…"구매 계획 있다면 상황 지켜봐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두바이행 항공편이 결항 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혹은 필연적으로 등장한 이슈의 전후사정을 살펴봅니다. 특정 산업 분야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나 소액주주, 혹은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 데일리안 산업부 기자들이 대신 공부해 쉽게 풀어드립니다.



요즘 항공업계는 유가 그래프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정세가 흔들리자 항공유 가격이 단기간에 치솟았기 때문인데요. 항공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비용이 바로 '연료비'입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유류할증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9일 항공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MOPS)는 최근 배럴당 22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습니다. 불과 2월 말 약 93달러 수준이었던 가격이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뛴 셈입니다.


이번 급등의 배경은 중동 정세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경우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약 3000만달러(약 450억원)의 손익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항공업계에는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유류할증료입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항공권 운임과 별도로 연료비 일부를 승객에게 추가로 부과하는 구조입니다. 운항 거리가 긴 장거리 노선일수록 유류 할증료 부담도 커지는 것이죠. 이 할증료는 매달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리고 두 달 뒤 항공권 발권 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4월 유류할증료는 2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의 평균 항공유 가격이 기준이 됩니다. 최근 항공유 가격 폭등이 이 기간에 반영될 경우 4월 유류할증료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재 대한항공 기준 3월 유류할증료는 인천~뉴욕·워싱턴 노선 등은 약 9만9000원, 인천~방콕·싱가포르 등 노선은 약 3만9000원, 인천~오사카·베이징 등 노선은 2만1000원,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1만3500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근 항공유 가격 흐름을 단순 적용하면 4월 발권 기준 미국 노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약 19만~21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왕복 기준으로는 약 40만원 안팎의 유류할증료가 붙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단거리 노선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이나 동남아 노선 유류할증료도 현재 1만~3만원 수준에서 5만원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닙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에도 유류할증료가 크게 올랐습니다. 당시 대한항공 기준 인천~뉴욕 노선 유류할증료는 32만5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다만 이번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아직 변수입니다. 환율과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실제 인상 폭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 가지 기억해 둘 점도 있습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기 출발일이 아니라 항공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주요 항공사들은 오는 16일 4월 유류할증료를 확정 고시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항공권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이달이나 5월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전언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유 가격 수준이 유지된다면 유류할증료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중동 정세와 유가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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