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두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나란히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박병호가 3할대 타율에 진입하며 순항하고 있는 반면, 김현수는 아직 안타조차 뽑지 못하며 험난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박병호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2015 MLB’ 시범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멀티히트로 시범경기 타율은 0.313(16타수 5안타)으로 높아졌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만루홈런 포함 벌써 2개나 뽑았다. 기대했던 방망이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누상에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까지 선보이며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김현수는 고전 중이다. 10일까지 김현수의 성적은 7경기에서 21타수 무안타. 심지어 볼넷도 전무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 중 20타석 이상 소화하며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한 선수는 김현수가 유일하다.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고 시범경기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우려할만한 상황이 되고 있다.
박병호와 김현수의 상이한 시범경기 행보는 준비과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박병호는 몇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꾸준히 준비해왔다. 박병호는 지난해 포스팅을 통해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행을 확정했고, 이후에도 친정팀 넥센과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팀 훈련을 소화하며 착실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반면 김현수는 비교적 늦게 메이저리그행이 결정됐고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주로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다. 본격적인 팀 훈련을 소화한 지 불과 2주 만에 시범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상 김현수의 타격감은 아무래도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심리적인 불안감을 극복하는 것도 시급하다. 박병호는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임에도 미네소타의 확실한 주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시범경기 개막 전부터 미국 야구계에서도 박병호의 장타력만큼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을 정도다.
실제로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도 화끈한 장타를 선보이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심리적인 안정감이 타격에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김현수도 꾸준히 기회를 얻고는 있지만 박병호에 비하면 주전 자리를 놓고 동료들과 경쟁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낯선 환경 속에 초반부터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은 김현수가 몇 년간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타격밸런스를 찾아가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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