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적 캄보디아로 위장했지만 피할 수 없어
홍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안에 따라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했다.
연합뉴스는 10일 중국 대북소식통의 말을 인용하며 홍콩 정부에서 9일 정오 홍콩 항에 입항하려던 북한 화물선 ‘골드 스타 3’의 정박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골드 스타 3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목록에 오른 북한 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이며, 선적은 캄보디아로 되어있다. 홍콩 항 입항 시도는 연료와 선원용 물자를 조달하기 위함이었으나, 홍콩 정부는 안보리 제재를 사유로 정박을 허가하지 않았다.
OMM은 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에 등록하는 ‘편의치적’ 제도를 활용해 국적 위장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엔 제재를 피하지는 못했다. 홍콩에 입항하지 못한 골드 스타 3은 현재 공해 상에 머무르고 있다.
홍콩은 외국 선박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례적으로 북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함으로써 대북 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국제 사회의 분위기에 발맞추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은 고도의 자치와 행정권을 보장받은 ‘일국양제’의 원칙에 따라 유엔 제재 사항에서도 중국과 별개의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번 제재 사안에서는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제재 이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중국의 산둥 성 르자오 항에서 북한 화물선 ‘그랜드 카로’의 입항을 거부하는 등 6~7척의 입항을 거부한 바 있으며, 산케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10일부터는 중국에 들어온 북한 선박은 돌아가는 것을 차단당한다.
앞서, 지난 5일 필리핀이 OMM 소속인 북한 선박 ‘진텅호(선적지 시에라리온)’를 몰수해 첫 대북 제재를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