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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우승에도 “인간 아닌 이세돌의 패배”


입력 2016.03.12 19:07 수정 2016.03.12 19:38        이호연 기자

이9단 "심한 압박감 극복 못해…알파고도 신 아냐"

AI도 약점 있어...3연패에도 4·5국 최선다할 것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오른쪽)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 경기 이후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세돌 9단(가운데)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구글코리아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3연패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에 경이로움을 보내면서도 인간의 패배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승자는 이미 알파고로 확정됐지만 남은 4국과 5국의 대결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 경기가 종료된 후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죄송하다”고 첫 마디를 뗐다. 이 9단은 “3국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심한 압박감을 느꼈던 적이 없다”며 “이를 이겨내기에 제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9단은 “알파고가 인간보다 우월한 점을 보여준 굉장히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1·2국 결과를 살펴보면 분명 약점은 있었다”며 “신의 경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건 아니다”고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았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대국의 결과가 알파고에 좋게 나왔지만 이는 아직 알파고의 단점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이세돌 9단이 말했듯이 (알파고는) 2국에서 단점도 보여줬다"며 "이번 매치가 끝난 후 본사로 돌아가면 이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현장에서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AI가 인간과 달리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강점을 강조했다. 이 8단은 “이세돌 9단이 종반 불꽃 투혼이라고 불릴 만한 멋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알파고가 너무 강했다”며 “이 9단이 인간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린 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도 관전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인 이 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또 다시 알파고에 불계패를 당했다.

176수만이었다. 이 9단은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해 어느 대국과 달리 변칙수와 흔들기로 강하게 바둑을 뒀으나 알파고 또한 인간 바둑계에서는 볼 수 없는 변칙수로 맞불을 놓았다. 특히, ‘패’를 무서워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뒤집기라도 하듯 알파고는 패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결국 이세돌 9단으로부터 승리를 가져왔다.

5번의 대결로 진행되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의 최종 승자는 3연승을 거둔 알파고로 확정됐다. 그러나 경기는 5번 모두 예정대로 진행된다. 4국은 13일, 5국은 15일 열리며 모두 오후 1시에 시작된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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