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마르소 “사우디 왕세자와 같은 훈장 안받는다”
배우 소피 마르소(49)가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수상을 거부했다.
12일(현지시각)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등 현지언론은 소피 마르소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절했으며, 그 이유를 프랑스 정부가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수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르소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2015년 154명이 처형된 사우디의 왕세자가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받았다’는 내용의 르 몽드의 기사를 소개하고 “이 때문에 내가 레지옹 도뇌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는 사우디의 왕세자에게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한 프랑스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자신은 같은 훈장을 받지 않겠다고 알린 것이다.
13살의 나이에 영화 ‘라 붐’을 통해 세계적인 청춘 스타로 떠오를 소피 마르소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다양한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환경 보호 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 운동가의 면모를 보여줬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에 나폴레옹에 의해 만들어진 상으로 국가에 현저히 공현한 군인과 일반인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그 동안 제라르 드파르디외, 카트린 드뇌브,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버트 레드포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이 훈장을 받았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1월 초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 등 47명의 사형수를 테러 혐의로 처형하자 다른 국제 사회와 마찬가지로 이를 맹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2개월도 지나지 않은 3월, 처형을 주도한 모하마드 빈나예프 사우디 왕세자 겸 내무장관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을 수여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훈장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21세기 자본’을 쓴 파리경제대 교수 토마 피케티는 2015년 올랑드 정부를 비판하며 수상을 거절했으며, 유명 만화소설가 자크 타르디 역시 2013년 정치적 영향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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