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고척돔, 새로운 수비지옥 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4.01 14:40  수정 2016.04.01 16:30

흰 천장과 복잡한 구조물로 뜬공 수비 쉽지 않아

넥센 염 감독 "프로라면 적응해야" 반응

고척스카이돔 ⓒ 연합뉴스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홈구장이자 KBO리그 첫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 화제다.

고척스카이돔은 지난해 프리미어12를 통한 시범 개장 이후 많은 문제를 노출한 뒤 주변의 평가를 받아들여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2016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다시 선보인 고척돔은 내부 시설이나 관람 환경 면에서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넥센 선수들도 목동구장에 비해 시설이 훨씬 좋아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있다. 수비에서 적지 않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리그 일정의 절반을 이곳에서 소화해야하는 홈팀 넥센은 물론 원정팀도 자유롭지 못하다.

시범경기 동안 고척돔 경기 때마다 ‘뜬공 처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붕이 닫힌 돔구장 특성상 공 색깔과 비슷한 하얀 천장과 회색 기둥, 복잡한 철골 구조물들 때문에 집중력이 좋은 선수라도 종종 타구의 궤적을 놓치기 쉽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선수들이 수비 과정에서 뜬공 처리에 애를 먹었다. 일반 구장 같았으면 평범한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될 타구가 방향을 놓쳐 안타가 되거나 아슬아슬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고척돔 경기를 체험한 몇몇 선수들은 "평범한 타구라도 낙구 지점을 판단하고 뛰어갔더니 돌아보면 공이 사라지더라"고 말했다. 야간 경기에서 조명까지 겹치면 선수들이 더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고척돔 개장 때부터 지적됐던 문제들이다.

수비만 불편한 것은 아니다. 공격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주루다. 주자가 타구를 보고 진루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주자의 시선에서도 공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짧은 순간 판단 착오로 잘못 주루플레이를 하다가 횡사라도 당하면 낭패다.

시즌 내내 고척돔을 홈으로 써야하는 넥센 측의 입장은 어떨까.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적응기는 필요하지만 프로라면 적응하는 것이 실력이다”는 생각을 밝혔다. 야구계 일각에서도 올 시즌 초반에는 넥센 홈경기가 수비 지옥 혹은 실책 공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를 거듭하며 나아지겠지만 프로 선수들도 생소한 돔구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승부에 걸린 중요한 상황에서 평범한 뜬공 처리 하나가 운명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돔구장 자체가 고척돔 경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척돔구장 개막전(1일) = 롯데-넥센(시구=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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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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