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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상' 슈틸리케만 아는 이정협 사용법


입력 2016.04.05 15:29 수정 2016.04.05 15:3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대표팀 발탁 때마다 맹활약에도 정작 K리그에서는 부진

울산 유니폼을 입고 ‘무색무취’, 300일 가까이 리그서 골 없어

대표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도 이정협은 K리그에서 만큼은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정협(울산)은 역대 국가대표 공격수 가운데 가장 독특한 유형의 선수다.

대표 선수로는 드물게 2부리그 시절(상주 상무)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정협은 호주 아시안컵을 거치며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승승장구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기 전까지 K리그는 커녕 2부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무명의 이정협이 유독 대표팀에서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전 세계를 돌아봐도 찾기 힘든 희귀한 케이스다.

실제 이정협은 부상을 제외하면 꾸준히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대표팀 발탁 때마다 심심치 않게 골까지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정작 이정협은 리그에서는 높아진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정협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부산을 떠나 울산으로 임대 이적했다. 원 소속팀 부산이 챌린지로 강등당한 상황이었지만 국가대표 공격수가 계속 2부리그에 머물면 기량 유지가 어렵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와 지원 덕분에 울산 이적이 가능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시즌까지 팀 공격을 책임지며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김신욱이 전북으로 떠난 상황이라 이정협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일단 아직까지는 울산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정협이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리그 3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정협은 현재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움직임을 소속팀에서는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에서 이정협을 다시 한 번 과감하게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감안하면 이정협의 발탁은 다소 무리가 있는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정협은 레바논전에서 후반 교체투입 돼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내며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되찾은 자신감이 소속팀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울산 유니폼을 입고 돌아온 이정협은 여전히 무색무취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K리그 챌린지 상주 시절이던 2015년 6월 20일 서울이랜드전을 마지막으로 무려 289일째 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 공백 기간을 감안해도 아쉬운 골 침묵이다.

다행인 것은 소속팀 울산이 그나마 코바의 연속골에 힘입어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는 점이다. 측면 공격수 코바는 지난 3일 2골을 포함해 전남전에서만 통산 5골을 터뜨리며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정협이 교체되고 1분 만에 코바의 결승골이 터졌다. 특히 울산의 전체적인 공격 작업이 이정협이 없을 때 더 원활하게 돌아가는 듯인 인상을 준 것은 아이러니한 장면이다.

소속팀에서 이정협의 부진과 골침묵이 길어질수록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리그에서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대표팀에서는 별다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김신욱이나 이동국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윤정환 울산 감독은 이제 슈틸리케 감독에게 이정협 사용설명서라도 구해야할 판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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