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자주', 일본 '무인양품' 카피 논란
심플한 디자인에 색깔까지 유사..."오준식 크리에이티브 티렉터 새로운 디자인 작업중"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일본의 유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무지)'의 디자인을 노골적으로 카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주는 무지의 제품 디자인 컨셉 및 카테고리, 색상 등과 매우 유사하다.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 계열에서 독자적인 디자인을 내놓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에서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일본의 무지 제품을 카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주의 제품 디자인 뿐 아니라 제품 카테고리, 색상 등이 무지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자주는 쇼핑백까지 무지와 거의 유사하게 디자인했다. 무지의 오리지널 쇼핑백 디자인은 친환경적 컨셉의 무형광 갈색 종이에 진갈색으로 '무인양품'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자주는 초기에는 갈색 종이에 연두색으로 '자주'라고 썼지만 언젠가부터 무지와 유사한 진갈색으로 바꿨다.
자주의 디자인 역시 무지와 유사한 무채색의 심플한 '디자인 없는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자주가 출시하는 제품 카테고리는 아직까지 무지와 비교할 정도로 방대하지 않지만, 그 방향성을 쫓아가고 있다.
무지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에서도 과자와 음료 등 식자재를 판매하고 있고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자주 역시 매장에서 과자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 패키지도 유사하게 디자인했다. 또한 자주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자주 테이블이라는 레스토랑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주가 무지를 카피하고 있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에서 하는 브랜드인데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 없이 일본 브랜드를 카피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무지코리아 역시 "무지가 글로벌 기업에다 디자인이 심플하다 보니 전세계에서 무지 디자인을 카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전문 디자이너가 있고 대기업에서 하는 브랜드인데 무지와 유사하게 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NS상에도 자주의 무지 디자인 카피를 지적하는 글을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아이디 jeremythegenius)에는 자주 매장과 쇼핑백 등의 사진을 올리며 "종이봉투 무인양품 너무 카피한 듯, 알면 고소 들어올 듯"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지어 자주 제품 중에는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웨스트엘름을 카피한 제품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자주의 디자인 총괄은 현대카드와 아모레퍼시픽에서 디자인을 맡았던 오준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대우)가 맡고 있다. 신세계인터는 지난해 6월 오준식씨를 자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과거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할 때도 현대카드와 유사한 디자인을 표방한다고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신세계인터 측은 이번 카피 논란과 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현재 자주의 디자인은 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오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며 현재 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새로운 제품 디자인을 위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무지는 가구 중심인데 반해 자주는 한국시장에 맞게 주방용품이나 생활용품으로 가고 있으며 디자인 역시 한국 시장에 맞게 디자인을 해 무지와 전혀 다른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주는 2000년에 이마트에서 시작한 '자연주의'를 2010년 신세계인터에서 인수해 지난 2012년 리뉴얼 한 브랜드다. 지난 2014년 서울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2020년까지 5000억원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900억원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2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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