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스페인에 6실점 대패하며 비난의 화살이 골키퍼 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에게 쏠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 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1-6 패했다.
실력 차가 확연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물론 FIFA 랭킹 6위의 팀을 48계단이나 낮은 한국(54위)이 이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6실점의 대패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너무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진현 골키퍼가 자리하고 있다.
김진현 골키퍼는 슈틸리케호의 넘버원 골키퍼다. 김진현은 지난해 1월 호주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 매 경기 놀라운 선방쇼를 펼쳤고, 준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최근 부상으로 대표팀을 잠시 떠났던 김진현은 지난 3월 레바논과의 A매치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번 스페인전 대량 실점으로 그동안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축구팬들은 집중력 없이 무기력했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일단 대패 원흉을 찾는데 있어 김진현 골키퍼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는 부분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6실점(또는 그 이상) 모두를 김진현 골키퍼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먼저 첫 번째 실점은 세계 최고의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독일) 골키퍼라도 손 쓸 수 없는 골이었다. 다비드 실바는 전반 30분 프리킥 찬스서 환상적인 궤적의 슈팅을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찔러 넣었다.
문제는 2분 뒤였다. 대표팀은 수비 진영에서 우물쭈물했고, 어설픈 백패스를 김진현 골키퍼가 더듬는 사이 흘러나온 볼을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두 번째 골로 연결시켰다. 아쉽게도 대표팀은 두 번째 실점부터 이른 바 ‘멘붕’이 찾아왔다.
특히 후반 들어 포백 수비수들은 라인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망각한 채 각자 뛰어다니기 급급했다. 그야말로 완벽히 궤멸된 상황이었다. 좌, 우 측면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스페인 공격에 미드필더들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악순환은 계속됐다. 측면으로 우르르 몰려간 사이 텅 빈 중원에는 전진한 스페인 미드필더들이 너무도 손쉽게 슈팅 찬스를 얻었다. 수비가 무너진 상황에서 슈팅 기회에 노출된 김진현 골키퍼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5분 베테랑 중앙 수비수 곽태휘를 투입했지만 이미 대량 실점을 하고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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