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글로벌 기업 유치해야 바이오제약 산업 성공"

이홍석 기자

입력 2016.06.03 06:00  수정 2016.06.03 10:14

아일랜드·싱가포르, 클러스터와 조세혜택으로 바이오강국 부상

바이오클러스터·세제인센티브·전문인력 등 3대부분 정책 건의

바이오제약 생산능력 전 세계 1위인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글로벌 제약 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향후 글로벌 기업 유치 없이는 국내 바이오 제약 생산 경쟁력을 고부가가치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성공은 어렵다면서 바이오클러스터·세제인센티브·전문인력 등 3대 지원 정책과제를 제시하며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까지 바이오제약 생산능력 세계 1위로 예상되는 반면 글로벌 제약사 유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생산에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세계적 제약 기업들을 유치하지 못한다면 고부가가가치 R&D, 해외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성공은 어렵다고 조언했다.

전경련은 이날 바이오제약 강국으로 떠오른 아일랜드, 싱가포르가 세계적인 제약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전략을 소개하면서 ▲ 국가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 싱가포르 수준의 세제 인센티브 ▲ 바이오제약 전문인력 양성 등의 정책지원 방안을 건의했다.

먼저 바이오제약과 관련, 글로벌 제약사와 R&D센터를 싱가포르 수준으로 유치할 경우 2030년에 지금보다 3배가량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는 바이오산업 기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러스터 조성,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 제공 등 국가 차원 종합 정책을 추진해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해 바이오제약을 키운 대표적 사례다.

아일랜드는 12.5%의 세계 최저 법인세율과 연구소, 병원 등이 갖춰진 바이오클러스터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화이자와 로슈 등에 맞춤형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740억 원을 들여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기관(NIBRT)도 설립했다.

그 결과, 아일랜드는 화이자·노바티스·로슈 등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거점으로 부상했으며 최근 5년간 약 4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싱가포르도 역시 정부 주도의 정책지원으로 성공한 사례다. 지난 2000년 글로벌 제약사 투자 유치를 목표로 삼은 이래 15년간 270억 달러의 정책 자금을 투입했다.

연구개발(R&D) 중심의 ‘바이오폴리스’, 생산 중심의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라는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글로벌 제약사를 첨단기술 선도기업으로 지정하여 15년 간 면세 또는 5∼15%로 감면해주는 파격적인 세제 정책을 추진했다.

전문인력 양성도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노바티스·로슈·GSK 등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7개사가 싱가포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 중으로 30개 본사, 50개 R&D센터, 50개의 제조 설비 등 대규모 진출이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0여년간 싱가포르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6배, 고용인력은 3배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에반해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바이오클러스터도 없고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법인세율도 22% 수준으로 경쟁국인 아일랜드(12.5%)와 싱가포르(5~15%)보다 크게 높다.

또 아직 제대로 된 생산인력 교육 시설이 없어 오히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 유치는 없고 진출 후보국에서도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제약 산업 특성 상 첨단 기술이 요구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분야로 대학·연구소 및 병원과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전경련은 싱가포르와 아일랜드 사례를 벤치마킹해 R&D, 제조·생산, 영업·지원 등 특화된 클러스터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대학과 연구소, 병원 등 유관 시설을 갖춰 기초연구 및 인력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입주 기업에게 입지 지원, 수입 자본재 관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지원하고 공공 R&D를 바이오클러스터 중심으로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싱가포르 등 경쟁국 수준의 세제 인센티브 마련도 강조했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높은 영업률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는 투자 후보국의 세제 인센티브를 최우선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일랜드와 싱가포르를 우선 진출 국가로 고려하는 이유다.

이에 경쟁 가능한 수준의 세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며 바이오제약과 같이 선도 기술 및 파급효과가 큰 산업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조세특례 조항을 적용, 15년 면세 또는 5∼15%로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제약 전문인력 양성도 지적했다. 바이오산업 인력수급 조사에 따르면 3분의 1 이상의 기업이 기술과 실무경험이 있는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생산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실습용 생산 시설과 장비가 필요해 개별 기관이 독자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전경련은 아일랜드와 같이 바이오클러스터 인근 대학을 중심으로 교육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춘 ‘바이오생산 전문학과’ 개설을 제안했다.

전경련은 유전자치료제와 백신 등 흔히 주사약의 형태인 바이오의약품은 높은 이익률 및 성장성을 가지고 있어 세계 각 국이 투자하는 유망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오제약은 연 7.6%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은 전자산업의 3배, 자동차의 7배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분야 성공, 생산능력 세계 1위(51만리터·2018년 예상)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춰가는 중이다. 싱가포르 수준으로 글로벌 제약사 및 R&D센터로 유치할 경우, 오는 2030년에는 지금보다 3배 가량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이때에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며 “유치에 성공한다면 스노우볼 효과로 다른 기업 뿐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핵심 R&D 센터까지 뒤따라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상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도 “글로벌 기업의 생산 공장과 R&D센터를 각각 1개씩 유치할 경우 최대 2조1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1만3000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량적 효과 외에도 선진 기술 이전,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 및 해외네트워크 구축, 외환 유입 등 간접효과 또한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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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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