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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브렛 필 퇴출 기로? 이유 있는 십자포화


입력 2016.06.07 07:37 수정 2016.06.08 08: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올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퇴출 여부 언급

무성의한 주루플레이 및 결정적 실책 도마 위

퇴출 여부가 거론되고 있는 KIA 브렛 필. ⓒ 연합뉴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선수 계약 및 재계약 과정에서 뜨거운 화두에 오른 이가 있었다. 바로 2년간 KIA에 몸담았던 브렛 필이다.

필은 지난해 타율 0.325 22홈런 101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KIA의 허약한 타선을 감안하면 최상급 성적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필과의 재계약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일단 필의 플레이스타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2년간 3할대 타율 및 적당한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선보였고, 제 포지션인 1루에서는 평균 이상의 수비력으로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이만하면 전형적인 3번 타자감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KIA의 팀 상황과 맞아떨어지는가의 여부다. 지난 시즌 KIA는 테이블세터였던 이대형이 kt로 이적하고, 김주찬과 나지완이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여기서 필과 같은 중장거리형 선수보다는 한 방으로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거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급기야 필은 ‘스탯관리형 선수’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올 시즌 일부 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활약상만 놓고 보면 벌써 퇴출 여부가 거론 되도 할 말 없는 성적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필은 지난 시즌에도 성적에 비해 효율성이 지극히 떨어지는 선수의 대표 유형으로 불린 선수다. 이른바 ‘클래식 스탯’이 준수한 반면, 좀 더 파고 들어가는 ‘세이버 스탯’과의 괴리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단 필은 현재 타율 0.313 5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도루도 6개로 변치 않은 주루 능력을 과시 중이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0.275로 타율에 비해 좋지 못하고, 경기 막판인 7~9회에는 1할대 타율(0.174)에 머물고 있다. 준수했다고 평가받은 수비도 올 시즌에는 1루수 최다 실책(6개)의 굴욕까지 떠안았다.

필에 대한 KIA 팬들의 불만은 지난 5일 경기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날 필은 3타수 무안타 1타점에 머물렀다. 문제는 경기력이었다. 필은 병살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이른바 ‘산책 주루’로 찬스를 날려먹고 말았다. 또한 팽팽했던 흐름의 실을 끊어버린 수비에서의 실책도 마찬가지다.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기록과 연봉. ⓒ 데일리안 스포츠

필을 더욱 괴롭게 만드는 부분은 여타 외국인 타자들과의 비교다. 필의 타율(0.313)은 10명의 외국인 타자들 중 4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나머지 수치에서는 대부분 최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5개의 홈런 개수는 NC 테임즈와 LG 히메네스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정도이며, 0.62의 WAR는 외국인 타자 중 9번째다.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며 퇴출을 앞둔 삼성 발디리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브렛 필이 최하 수준이다.

브렛 필은 올 시즌 KIA와 재계약하면서 9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받았다. 외국인 타자 중 네 번째로 많은 액수이며, 국내 선수들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대우다. 당연히 비싼 몸값에 비해 활약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KIA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브렛 필의 퇴출 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필이 장타력과 득점권에서 조금만 더 힘을 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쉽게도 필은 타고투저 흐름에 묻혔을 뿐 이미 지난 시즌 자신의 한계가 드러난 타자다.

하지만 대체선수 물색에 나선다 하더라도 필보다 뛰어난 타자를 구해온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선수는 실력 외에 적응력이라는 또 다른 능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필은 좋은 인성으로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팬들의 많은 사랑까지 받고 있다. 급기야 타율 등 쉽게 눈에 띄는 성적은 기가 막히게 관리되고 있다. KIA의 결정이 쉽게 내려지지 않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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