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수사 롯데 전방위로 확대...비자금으로 불똥?
호텔롯데 비자금 조성 단서 잡은듯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 로비 의혹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롯데면세점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은 이날 롯데그룹 전반에 수사를 단행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운호 게이트로 촉발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가가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8시경 검사와 수사관 200여 명을 투입해 호텔롯데 임직원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단서를 발견하고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호텔롯데 본사의 신 회장 집무실과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핵심 임원의 자택 여러 곳이 포함됐다. 그룹 정책본부가 있는 호텔롯데 24층과 34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인 이인원 롯데쇼핑 정책본부 본부장 등 호텔롯데 핵심 임원들에 대해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 관련 계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호텔롯데 임직원들이 매출을 장부에서 누락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부터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영상 비리 전반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또 '제2 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군 및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항공기 이착륙 위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등 지나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 3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전반적 실태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수익 대부분이 일본으로 흘러가는 현 지배구조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는 한국롯데의 지주 회사 격이지만, 정작 지분 99%가 일본롯데의 지주 회사가 갖고 있는 구조다. 지난해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60% 수준으로 낮춰 일본과의 지배 구조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상장이 되더라도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국부 유출은 계속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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