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한 명 생명 위험까지...러시아와 영국 책임 전가
테러 위협과 프랑스 노동자 파업에도 개막한 유로 2016이 극렬 축구팬인 훌리건들의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AP통신 등 외신에서 보도한 내용을 인용한 것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사흘간 각국 축구팬 수백명이 싸움을 벌여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가장 심각한 폭력은 11일 프랑스 마르세유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러시아 축구 경기에서 였다. 이날 잉글랜드는 후반 28분 프리킥을 성공해 1-0의 승리를 예고했다. 경기 종료 직전 러시아의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헤딩을 성공시키며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훌리건들은 선수들을 대신해 폭력으로 축구 연장전을 이어갔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러시아 축구팬들은 안전요원들이 쳐놓은 선을 넘어 잉글랜드 관중석 쪽으로 넘어갔다. 러시아 팬들은 물건을 집어 던지고 잉글랜드 팬들을 향해 폭력을 휘둘렀다.
마르세유 경찰 당국은 생명이 위독한 영국인 한 명을 비롯해 이날 적어도 3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양측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싸움의 원인은 영국인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예의 없이 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잉글랜드 축구팬은 "100여 명의 러시아인이 물건을 던지며 난동을 부렸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 훌리건들은 악명이 높다. 시합을 앞두고 각국 팬들은 경기장 앞에서 충돌했고 프랑스 경찰은 물대포를 뿌리며 축구팬들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경기가 끝나자마자 관중석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고 두 나라의 팬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폭력을 행사했다. 프랑스 경찰들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동원해 이들을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유럽축구연맹 대변인은 "마르세유 폭력 사태를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폭력에 가담한 사람에게는 축구 경기 좌석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 2016을 앞두고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노동자 파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조종사 노동조합이 유로 2016 대회 이틀째인 1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에어프랑스 운항편 중 20∼30%가 취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