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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골키퍼, 축구팬 뒤통수 친 '신 스틸러'


입력 2016.06.23 14:23 수정 2016.06.23 15:26        데일리안 스포츠 = 안치완 객원기자
1860 뮌헨 시절 팀 행사에 참석한 키랄리 골키퍼(맨 위). ⓒ 게티이미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무려 30년 만에 메이저 무대에 재등장한 헝가리 축구대표팀이 예상을 깨고 조 1위로 유로 2016 16강에 진출했다.

헝가리는 23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의 파르트 올랭피크 리오네에서 열린 ‘UEFA 유로 2016’ 포르투갈과의 F조 최종전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1승 2무(승점5)를 기록한 헝가리는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을 제치고 F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골 1도움으로 분전한 포르투갈은 조 3위로 극적인 16강행 막차를 탔다.

1950~60년대 세계 축구 강호로 군림했던 헝가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유로 대회는 더하다. 헝가리는 벨기에에서 열린 지난 유로 1972에서 4위에 오른 것을 끝으로 무려 10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비운을 맛보고 있었다.

헝가리의 16강 진출 기쁨 속에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다름 아닌 가보르 키랄리 골키퍼다. 이날 키랄리 골키퍼는 후반 막판 시간을 지연을 위해 헝가리 수비수들이 볼을 돌리다 패스를 받자 멀리 차는 척 하면서 디딤발로 툭 건드려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키랄리 골키퍼의 재치 있는 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에서도 공을 잡은 뒤 오른쪽 방향에 시선을 고정시킨 뒤 던지는 척하면서 가랑이 사이로 볼을 흘려 이목을 끈 바 있다.

그렇다고 키랄리 골키퍼가 마냥 웃음만 선사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는 지난 14일 열린 오스트리아전에 선발로 나서며, 유로 대회 역대 최고령 출전 선수 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세 75일로 독일 축구의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39세 91일)의 기록을 깼다.

헝가리 축구에서도 레전드 반열에 올라있는 선수다.

지난 1998년 대표팀에 첫 승선한 그는 20년 가까이 조국의 골문을 지키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노르웨이와의 유로 2016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했다. 이어 지금까지 106경기에 출전, 4~50년대 활약했던 조제프 보즈식(101경기)이 보유하던 헝가리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 중이기도 하다.

키랄리 골키퍼는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선수다. 헝가리 축구 클럽 할라다스에서 데뷔한 키랄리는 헤르타 베를린을 거쳐 2004년 크리스탈 팰리스에 입단하며 영국 무대에 발을 디뎠다. 이후 웨스트햄, 아스톤빌라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임대 생활을 거쳤고, 2007년 번리로 이적한 뒤 다시 레버쿠젠, 1860 뮌헨, 풀럼을 거쳐 지금은 친정팀인 할라다스로 돌아간 상태다.

특히 골키퍼 특유의 유니폼보다는 헐렁한 트레이닝복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대해 키랄리는 “헝가리의 추운 겨울을 보내며 언 땅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늘 다리 부상이 염려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헐렁한 바지를 입게 됐는데 이에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안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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