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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사람 없는데 '북적이는' 강남 유일 면세점


입력 2016.08.07 12:26 수정 2016.08.09 14:25        임소현 기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강남 유일 면세점

코엑스점, 이탈 고객 모두 가져오긴 '역부족'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강남 유일 면세점
코엑스점, 이탈 고객 모두 가져오긴 '역부족'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입구 모습. ⓒ데일리안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몰에서 아쿠아리움으로 이어지는 지하 연결 통로를 따라가면 작은 면세점이 하나 나온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지난 6월 면세점 특허가 만료돼 문을 닫으면서 유일하게 강남에 남게된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다.

지난 6일 오전 찾아간 이곳의 주차장은 진입하기 수월했다. 면세점 전용 주차장이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명동의 롯데면세점 본점과 운영 당시 월드타워점을 들어가기 위해 주말 기준 길게는 1시간 30분 넘게 기다려봤다면 차가 이렇게 없는 게 '이상하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면세점 입구에서부터 시끄러운 소리와 북적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쇼핑을 아직 마치지 않은 일행을 기다리는 듯 입구 앞에 마련된 의자에는 사람들이 빈틈없이 앉아있었고 그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면세점 안으로 들어서니 쇼핑에 열중인 사람들이 매장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한 직원이 여러 고객을 상대하고 있는 잡화매장 뒤쪽으로는 화장품 매장 계산대에는 줄이 늘어서 있었고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통로도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 브랜드수는 320여개다. 420개인 월드타워점과 비교하면 25%가량 적다. 규모는 월드타워점의 3분의 1 규모이고 면세점 명품 '빅3'로 알려진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은 입점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쇼핑이 수월할 리는 만무했다.

뿐만 아니라 북적거림의 이유가 '고객이 많아서' 가 아닌 '매장이 너무 작아서'라는 것은 굳이 사람 수를 세 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4723㎡라는 규모는 타 면세점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작다.

브랜드 수나 상품 수도 적은데다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강남 일대 면세점을 잃자 흘러들어온 고객들 때문에 고객 수용 '과부하'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화장품 매장. ⓒ데일리안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원래 코엑스점은 작아도 입점객수가 타점에 비해 적어 쾌적한 편이었다"며 "지금처럼 강남의 유일한 면세점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북적거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코엑스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월대비 70% 가량의 매출 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흘러들어온 강남군 고객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입점객수는 30% 정도밖에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폐점된 월드타워점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8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를 더한 상반기 매출도 30% 증가한 3760억원가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특허를 내주면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코엑스 점의 매출은 838억원 정도다. 월드타워점과 1000억 가까이 차이가 나는 사실상 '비교불가'의 대상이다. 월드타워점에서 잃은 고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 두곳은 강남에 위치했다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 면에서 달랐던 곳"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강남은 관광지면에서 완전히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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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현 기자 (shl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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