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22)가 실수의 위력을 체감하고도 흔들리지 않고, 슬기로운 자세로 결선을 준비하고 있다.
손연재는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장서 막을 올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서 볼 18.266점(4위), 후프 17.466점(11위), 리본 17.866점(5위), 곤봉 18.358(3위)점을 받아 합계 71.956점을 기록했다.
예선 5위에 오른 손연재는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올림픽 결선 진출은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두 번째다. 첫 번째 역시 2012 런던올림픽에서 손연재가 이룬 쾌거였다. 당시 손연재는 동메달에 0.225점 뒤진 기록으로 개인종합 5위라는 깜짝 성과를 거뒀다.
예상대로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마르가리타 마문(74.383점)과 야나 쿠드랍체바(73.998점)가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메달 경쟁자 리자트디노바(73.932점), 스타뉴타(72.575점) 등은 손연재 보다 앞선 점수로 결선에 진출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7월 열린 두 번의 월드컵을 거르고,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지훈련을 할 만큼 리우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췄던 손연재는 예선 첫 경기 볼에서 안정적인 포에테 피봇 등을 소화하며 4위로 마쳤다.
월드컵에서 받던 점수보다는 낮았지만 전반적으로 올림픽 리듬체조의 점수가 박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후프에서의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후프에서는 초반 연결동작에서 매끄럽지 않은 장면을 몇 차례 드러내더니 결국 수구를 놓쳤다. 놓친 후프를 몇 발자국 이동해 받으면서 큰 감점을 당했다.
수구를 떨어뜨린 뒤 이동하지 않고 바로 잡으면 0.3점 감점에 그치지만, 이동해서 잡으면 무려 0.7점이 깎인다. 종목 순위 11위에서도 알 수 있듯, 돌이키기 어려운 치명적인 실수였다. 결국, 손연재는 고득점을 기대했던 후프에서 17.466이라는 점수를 받아들었다.
예선이 아닌 결선이었다면 후프에서의 실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을 뻔했다. 손연재는 이후 리본에서도 작은 실수로 감점을 받았지만, 곤봉에서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종목별 최고점인 18.358을 받고 3위에 오르며 실수를 만회했다.
곤봉 점수로 미소는 되찾았지만 예선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손연재는 많이 지쳐있었다. 실수를 저지르고 가슴 철렁했을 손연재를 떠올린 팬들도 “보는 사람도 울컥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손연재는 후프에서의 큰 실수를 딛고 곤봉 최고점을 받았다. ⓒ 연합뉴스
이렇게 손연재는 매를 먼저 맞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치렀을 때의 런던올림픽과 달리 너무나 큰 중압감 속에 치르는 리우올림픽에서 손연재는 큰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도 이후 리본과 곤봉에서의 높은 점수를 받고 5위까지 올라왔다.
신수지, 김윤희 등 선수 출신의 리듬체조 해설가들은 “예선에서의 큰 실수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결선에서 보약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예선에서의 점수는 결선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손연재 역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이 결선”이라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매도 먼저 맞고 심리적 안정까지 찾았다. 결선에서의 관건은 체력이다.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 일정과 달리 올림픽에서는 2종목을 치르고 3시간 직후 바로 2종목을 또 연기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곤봉에서의 최고점으로 마음을 치유한 손연재가 완벽한 체력 관리로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칠 수 있다면 메달 가능성은 분명 높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만 되면 좋겠다”고 말했던 손연재의 바람대로 지닌 능력만 한껏 발휘할 수 있다면 기대했던 성과는 따라올 수 있다. 실수 없이 한껏 발휘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하다. 이젠 체력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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