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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와 인식, 긍정적?


입력 2016.08.26 10:47 수정 2016.08.26 11:19        하윤아 기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16 북한 사회변동과 주민의식 변화' 설문

북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최고지도자 책임"이라는 인식 줄어

북한의 한 장마당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North korea VJ 캡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16 북한 사회변동과 주민의식 변화' 설문
북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최고지도자 책임"이라는 인식 줄어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35세 미만 청년층에서 이 같은 인식이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연령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목련홀에서 ‘김정은 정권 5년, 북한사회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하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2015~2016년도에 탈북한 13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8일까지 약 2개월간실시한 면대면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날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시장화, 소득 분화, 경제개혁 인식’이라는 주제 발표를 맡아 북한 주민의식과 사회변동을 낱낱이 분석했다.

이 중 경제개혁 인식과 관련, 탈북자의 65.2%가 북한 경제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최고영도자’라고 응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전히 가장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북한경제가 어려운 이유를 ‘최고영도자’라고 꼽고 있었지만, 앞선 2015년 조사와 비교하면 5.6%p 감소한 수치다.

탈북자들은 이어 ‘당 지도부’(16.7%), ‘내각’(10.1%), ‘관리자’(6.5%), ‘근로자’ 및 ‘기타’(0.7%), ‘군부’(0.0%) 등의 순으로 북한경제가 어려운 이유를 꼽았다.

특히 ‘관리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5년 2.1%에서 올해 6.5%로 4.4%p 상승했고, ‘내각’이라는 응답 역시 지난해 6.9%에서 10.1%로 3.2%p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당 지도부’라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해 15.3%에서 16.7%로 소폭 상승했으나, ‘근로자’, ‘군부’라고 응답한 탈북자의 비율은 2015년과 비교해 각각 1.4%p, 2.8%p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탈북자들 사이에서 북한경제의 어려움이 최고영도자에게 기인한다는 인식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와 내각 때문이라는 인식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장 책임연구원은 김정은의 행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긍정적 평가나 기대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북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이유에 대한 응답을 연령대별로 종합해보면 ‘최고영도자’라는 응답은 20~35세 미만에서 63.8%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55세 이상에서 8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당지도부’와 ‘내각’이라는 응답은 20~35세 미만에서 각각 20.6%, 10.1%로 가장 높고, 55세 이상에서 모두 5.1% 수준으로 나타나 연령대별 인식 차이를 보였다.

특히 올해 조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20~35세 미만에서 2015년에 비해 ‘최고영도자’라는 응답이 감소(-13.2%)하고 ‘당지도부’(+4.4%), ‘내각’(+5.8%), ‘관리자’(+5.9%)라는 응답은 증가했다.

대체적으로 청년층이 북한경제에 있어서 최고영도자보다 당 지도부나 내각의 책임이 크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어 김정은에 대한 기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장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대북 소식통은 ‘데일리안’에 “북한 내부적으로 20대들은 김정은을 상당히 좋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나이가 젊은 청년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청년층의 시장 거래 활동은 그동안 금지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당에서 물건을 파는 등의 장사 행위를 대부분 여성들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당국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들은 장마당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왔다는 전언이다. 여전히 통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감시가 느슨해지면서 25세 미만의 젊은 여성들도 자유롭게 시장에서 물건을 내다 팔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감시나 통제가 과거에 비해 덜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조금만 제재가 느슨해져도 자유가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자유를 갈망하기 때문에 김정은이 계속해서 조금씩 풀어줄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이를 다시 옭아매려 하면 걷잡을 수 없는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본보에 “북한 중산층 사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예를 들어 시설이 무너졌을 때 주민들이 민원을 넣으면 문제해결 여부를 떠나 당국이 군을 동원해 신속하게 문제를 처리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듯 민원이나 요구사항에 대한 북한당국의 반응이 과거에 비해 빨라졌기 때문에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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