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2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3골에 모두 관여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후반 헛다리짚기에 이은 명품 크로스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날 그는 동물적인 순발력과 정교한 기술로 중국 수비진을 무력화했다.
한국대표팀은 점점 ‘손흥민의 팀’으로 변하고 있다. 손흥민을 위한, 손흥민에 의해 팀 전술이 맞춰지고 있다. 손흥민은 2015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에이스로 성장했다. 위기 때마다 한방씩 터트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이는 마치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보는 듯하다. 호날두도 대표팀에서 모든 프리킥을 전담한다. 또한 위기 때마다 결승골을 넣으며 탤런트 기질을 뽐냈다.
물론 호날두는 시련도 많았다. 유로 2004부터 줄곧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상대는 ‘호날두만 막으면 된다’며 집중 견제했다. 여기에 국민적 기대와 언론의 주목으로 호날두는 부담을 안은 채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나이가 먹을수록 성숙해져갔다. 국민의 관심은 부담이 아닌 애정이자 축복이었다. 또한 급할수록 돌아갔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떨쳐내고 동료를 이용했다. 개인플레이를 줄이고 패스와 공간 활용으로 압박을 이겨냈다. 축구에 눈을 뜬 호날두는 ‘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손흥민도 호날두의 향기가 물씬 난다. 플레이 스타일과 강한 승부욕, 남자의 눈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손흥민은 여전히 전술 이해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공간 지각력’에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이기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볼프스부르크가 2560만 파운드(약 374억 원) 이적료를 제시했지만 포체티노가 손흥민을 붙잡았다. 토트넘 코칭스태프는 “손흥민이 올 시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날두 또한 20대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과도기를 겪었다. 호날두는 허리에서 볼을 잡아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지도아래 조금씩 달라졌다.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팀 전술에 맞췄다. 웨인 루니, 박지성과 좋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유럽 최강 삼각편대로 성장했다.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과 해리 케인, 에릭센의 궁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손흥민과 호날두는 눈물이 많은 남자다. 경기에 지면 대성통곡한다. 잘못된 판정에 제대로 화낼 줄 안다. 매우 감성적이며 승부욕이 강하다는 증거다.
승리에 굶주린 손흥민은 시리아 전을 치르지 않고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하지만 다시 돌아올 그가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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