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밟은 미국땅’ 한국야구, 이제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자 [기자수첩]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3.13 07:00  수정 2026.03.13 07:10

4연속 WBC 탈락 위기 딛고 8강전 열리는 마이애미서 결전

미국 메이저리그 선진 시스템 누리며 동기부여 기대

더 많은 메이저리거 배출 기대감, 국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지 관심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7-2로 승리해 WBC 본선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AP=뉴시스

“우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누리는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 크다.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를 딛고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한국야구가 모처럼 8강 토너먼트에 나서며 대회가 열리는 미국으로 향했다.


이번 조별리그 통과는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긴 한국야구가 마침내 우물 밖 세상을 경험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대표팀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8강행이 확정된 직후 “우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누리게 돼 그게 크다고 본다”면서 “많은 것들이 경험해 보지 못하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동기부여가 돼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실로 한국야구의 미국행은 오랜만이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2024년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2025년에는 무려 1200만 관중을 기록하는 등 그간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대표팀은 2000년대 후반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으로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2010년대 이후 WBC 3연속 탈락으로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땅을 밟은지 오래다. 이에 국내 최고 선수들이 모인 야구대표팀은 ‘우물 안 개구리’, ‘배부른 돼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록 국제대회 성적이 저조해도 관중들이 찾아오고, 국내 리그에서만 잘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100억원은 쉽게 벌어들이다 보니 선수들의 절실함이 부족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야구대표팀 주장 이정후. ⓒ 뉴시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WBC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타고 미국땅을 밟게 된 대표팀 대다수 선수들에게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WBC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직항 전세기를 타고 11일 오전 2시경(현지시각) 마이애미에 도착한 대표팀 선수들은 전용 버스를 타고 현지 휴양지 최고급 호텔인 R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은 최고 수준의 의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팀은 총 4대의 대형 버스에 나눠 이동했는데 현지 경찰 순찰 오토바이 6대가 앞뒤와 양옆에서 호위하며 이동을 도왔다.


이정후의 말처럼 의전부터 시작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실제 누리는 ‘특급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김도영(KIA), 안현민(kt) 등 한국야구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기대주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보고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8강전 단판 승부에 집중해야겠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진야구 시스템을 경험하게 된 선수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보다 원대한 꿈을 가져 한국야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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