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전량 교환, 삼성 품질 제일주의 재조명
애니콜 화형식 연상케해, “소비자 안전 우선”
시민단체도 삼성 ‘통큰 결정’에 환영
재계 “삼성 이미지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논란으로 인해 갤럭시노트7을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키로 했다. 교환 대상 스마트폰만 250만대에 달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휴대폰 화형식의 2016년판 버전 격이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제품 품질, 소비자 안전을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소비자단체, 재계에서도 삼성전자의 통큰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전면 교환 조치로 삼성의 품질제일 주의가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과 관련, 현재까지 판매되거나 혹은 유통망에 존재하는 갤럭시노트7을 전량 회수, 신제품으로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에서 배터리 소손 현상이 접수됐다. 배터리 공급사와 불량 가능성이 있는 물량을 특정하기 위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나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 시기와 상관 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초 국내 시장의 경우 물량 공급이 딸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홍채인식 기능, 진화된 S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최고의 제품이라는 호평에 따른 결과다.
판매 돌풍을 일으키던 갤럭시노트7에 제동이 걸린 것은 발화사건이다.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에서 연기가 나거나 폭발됐다는 구매자들의 제보가 이어진 것. 삼성전자는 관련 문제 파악을 위해 정밀 분석에 돌입했고, 분석 중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의 원인은 배터리셀 공정 상의 문제로 밝혀졌다. 제품 개발과정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양산 공정 과정에서 극히 미세한 문제가 발생해 일부 제품에서 과열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고 사장은 “배터리셀 제조 공정 상에 미세한 문제가 있었다. 발견하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제조 공정상의 오차로 인해 음극과 양극이 만나게 되는 경우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전량 교체 초강수는 이건희 회장의 휴대폰 화형식을 연상케 한다.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완벽한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당시 리콜됐던 애니콜 휴대폰을 모두 모아 소각했다. 소각된 휴대폰은 당시 금액으로 500억원 수준. 일명 애니콜 화형식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말과 함께 이 회장의 신경영을 대표하는 사건이다.
이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전량 교환 조치를 단행했다. 품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삼성전자의 의지다. 제2의 애니콜 화형식이라고 불릴만한 조치다.
이번 회수조치 되는 갤럭시노트7을 단순 금액으로 계산 시 2조4722억원에 달한다. 수거된 제품이 리퍼폰으로 활용된다고 해도 최소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분기 기준 매출의 10분의 1을 잃는 조치다.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은 휴대폰을 완전 교체하지 않는 대신 배터리 교체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상 유무를 체크한 뒤 이상 있는 제품만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배터리를 교체해도 될 문제였다.
이에 삼성전자가 발표하기 전 업계에서는 배터리 교체설이 나돌았다. 당초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은 배터리 교체설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갤럭시노트7의 방수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를 교체하더라도 방수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비판은 지속됐다.
배터리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의 안전을 위해 250만대에 달하는 갤럭시노트7의 전량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수백, 수천억원 가량 손해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품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기도 했다.
고 사장은 “(교체 비용과 관련)굉장히 마음이 아플 정도의 큰 금액인데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고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은 국내외 사전예약을 통해 주문하고 미리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생각했을 때 단순히 배터리 교체만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통큰 결정에 시민단체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이번 전량 교체 발표는 이례적이며 혁신적인 조치이며 앞으로 소비자 권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보상 및 교환 정책이 관례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 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고무적인 조치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과감하고 빠른 선택에 삼성 이미지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상혁 전무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결정이었다. 상당히 빠르고 과감한 조치였다”며 “삼성의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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