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탓? 한계 드러낸 '지동원 원톱' 카드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9.07 18:32  수정 2016.09.07 16:23

중국전 활약 업고 시리아전에서도 원톱 중용

2선 공격수에 더 적합하다는 것만 재확인

한국-중국전에 이어 시리아전에도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 ⓒ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동원 원톱’ 카드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동원은 중국-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석현준-이정협 등 그동안 슈틸리케호 주축으로 활약해오던 공격수들이 모두 제외되면서 대안으로 지동원 원톱 카드가 떠올랐다.

하지만 지동원은 소속팀에서도 2년째 리그 무득점에 그칠 만큼 부진한 데다 포지션도 사실상 2선 공격수로 전환한 지 오래라 최종예선에서 원톱 역할로 중용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다행히 지동원은 중국전에서는 상당히 준수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지동원의 골로 기록될 수도 있었던 첫 골이 상대 자책골로 기록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한국이 기록한 3골에 모두 관여하며 2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3-2 승리에 기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의 활약을 인정하며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도 다시 한 번 지동원에게 선발 원톱의 중임을 맡겼다. 대표팀 주포 손흥민마저 중국전을 마치고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한 상황이라 지동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지동원은 시리아전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적인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지동원은 최전방에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부지런한 활동량을 앞세워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지동원의 동선이나 플레이스타일이 대표팀이 필요로 하는 전문 ‘원톱’의 움직임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1차전이나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적받았던 부분이다.

지동원은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해 수비를 끌어들여 공간을 창출하거나 공중볼을 따내는 것보다 2선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잦았다. 중국전 2도움 장면에서도 지동원의 플레이는 측면 공격수에 더 가까웠다.

대표팀은 이번 2연전에서 정통 타깃맨 유형의 공격수를 한 명도 발탁하지 않았다. 황희찬 역시 공간침투에 능한 유형이다.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동원은 K리그와 대표팀 초창기에는 원톱으로 자주 기용됐지만 유럽진출 이후 이 포지션에서의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2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전은 어느 정도 치고받는 승부가 이뤄졌기에 지동원의 활동량과 공간침투능력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시리아 같이 라인을 내리고 두꺼운 밀집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지동원이 원톱의 역할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만 확인했다. 지동원의 부진만을 탓하기보다 또 다른 유형의 공격수를 발탁하지 않은 슈틸리케 감독의 패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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