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안돼도 이득? 지자체장들 대권 기웃 속내
지자체장들, 대선 앞두고 체급 높이고 이름 알려
"당내 경선 떨어져도 지방선거 앞두고 홍보한 격"
지자체장들, 대선 앞두고 체급 높이고 이름 알려
"당내 경선 떨어져도 지방선거 앞두고 홍보한 격"
"경북도지사, 전남도지사, 강원도지사 등 도지사 이름 몇 개나 알고 있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잠룡으로 꼽히는 남경필, 박원순, 이재명 등 지자체장들이 대선 출마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드러내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대권 주자로 언급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상태다.
연정(聯政,여야 연합정치)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모병제희망모임 1차 토크콘서트'에서 대선 출마를 묻는 취재진에 "고민 중이다. 내년에 결정할 것이다"라고 뜸을 들였다. 반면 정치권의 주요 이슈인 '모병제 전환'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갖고 추진해 나가면 모병제는 반드시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토론해 대선이 끝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사실상 대선 공약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북미를 순방하며 정치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박 시장 또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왜 고민이 없었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 6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적인 투자사 30여 곳을 초청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투자유치를 주선하고 노벨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경제 석학 조지프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컬럼비아대 교수와 만나 우리나라의 고질병이기도 한 양극화, 불평등 해소 문제를 논하며 보폭을 키웠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잘 알려진 이재명 성남시장은 7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명적 변화를 위해 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다 하겠다'는 SNS 게시글과 관련 '사실상 출마 선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보셔도 될 것 같다. 선언은 아니고 결심했다"고 답했다. 그는 '기본소득 도입'과 '기업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개선 의지를 적극 밝히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내에 퍼진 '문재인 대세론'을 일축하는 등 대선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반면 이들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선 "대외활동을 통해 패기만 드러낼 뿐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 꽃놀이패'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으로 당내 경선까지 언론 노출을 최대화하며 체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7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들이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되면서 홍보 효과는 볼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사실상 2018년 2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꾸준히 선거활동을 한 셈이다. 손해 볼 것 하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정(道政)에 더 신경쓰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정치인들은 일단 이름을 많이 알리는 것이 이득이다"라며 "일반 국민이 아닌 지지자들은 오히려 이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나서지 반감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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