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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그가 있기에 가능한 '도리안 그레이'


입력 2016.09.19 06:21 수정 2016.09.19 06:25        이한철 기자

다채로운 감정 자유자재, 성숙한 연기 찬사

김준수의 샤리안,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김준수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한다. ⓒ 씨제스컬쳐

김준수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로 또 한 번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김준수는 지난 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를 통해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과 함께 한국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 '도리안'을 완성시켰다.

관객들은 김준수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발휘된 '도리안 그레이'에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내며 연일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핫한 공연이다. '도리안 그레이'의 타이틀 롤을 맡은 김준수가 견뎌야 할 부담감의 무게는 컸지만 뮤지컬 '천국의 눈물'(2011)과 '디셈버'(2013)에 이어 세 번째 창작 뮤지컬 무대에 선 김준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부담을 견뎌내고 뛰어난 실력으로 유일무이한 흥행 파워를 증명해 냈다.

특히 김준수는 아름다움을 향한 비도덕과 쾌락을 맛본 후 점점 타락하고 일그러져가는 파멸의 과정을 깊이 있는 감정선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김준수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알렸다.

일각에선 김준수 없이 이 작품이 가능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 정도로 그의 존재감이 컸다. 실제로 김준수의 그늘은 이 작품의 앞날에 가장 큰 힘이자 가장 큰 짐이 될지도 모른다. 김준수 아닌 도리안 그레이는 벌써부터 상상조차 불허하기 때문이다.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 등 명품 배우들의 조합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가장 큰 힘이다. ⓒ 씨제스컬쳐

박은태와 최재웅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예리한 관찰력과 빈틈없는 지성을 소유한 헨리 워튼 역을 맡은 박은태는 완벽한 캐릭터 분석과 탁월한 작품 해석능력으로 맡은 캐릭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명품 배우다운 빼어난 가창력과 안정적인 연기, 작품 속 본인의 호흡은 물론 상대 배우와의 케미도 폭발시키며 다시 한 번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배우임을 입증했다.

육체와 영혼이 완벽한 인간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도리안을 쾌락주의로 이끄는 넘버인 '찬란한 아름다움'을 부를 때는 기존의 작품들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저음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극의 흐름에 따라 냉철함을 잃지 않는 지성인의 모습부터 2막 후반부에 절제했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까지 박은태의 집중력 있는 연기 역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화가이자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도리안'을 만나 또 다른 욕망과 마주하게 되는 배질 홀워드 역을 맡은 최재웅은 섬세한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며 작품의 중심을 잡아준다. 특히 그의 묵직한 저음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화하는 넘버들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에 온기를 더한다.

또한 최재웅은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 해석 능력으로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영역을 구축해 온 실력파 배우답게 원작 속 '배질'이란 인물에 인간미를 더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도리안의 아름다움을 사랑함과 동시에 그의 영혼이 타락해감을 안타까워하는 배질의 마음을 탁월한 연기와 뜨거운 감정선으로 표현하며 도리안의 비극에 '숨'을 불어 넣었다. 작품의 마지막까지 진정으로 도리안의 영혼을 위해 걱정하는 최재웅 연기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하다.

한편,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에서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고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되는 귀족 청년 '도리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내달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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