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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허한다 내 곁에 있으라"…'박보검 앓이'


입력 2016.10.04 09:01 수정 2016.10.04 09:11        부수정 기자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인기

'응답의 저주' 깨며 독보적 청춘스타 입지

배우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응답의 저주'를 깼다.ⓒKBS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인기
'응답의 저주' 깨며 독보적 청춘스타 입지


"내가 한 번 해보련다. 그 못된 사랑."

이 한 마디에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이 요동친다. "세자 저하, 그 못된 사랑 저랑 하세요"라는 글이 줄을 잇는다. 남들이 하면 '오글'거리는 대사도 그가 하면 '달콤'하게 변한다. 눈빛 하나에 심장이 '쿵'하고, 그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비친다. 안방은 지금 '보검 앓이' 중이다.

박보검은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아 김유정과 호흡 중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박보검이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택한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서 박보검은 소년과 상남자를 오가는 연기로 여심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전작에서 마냥 풋풋하고 착한 바둑 천재 택으로 분했던 박보검에게 이런 면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상반기 '태양의 후예'에서 '중기 앓이'에 빠졌던 시청자들이 하반기에 '보검 앓이'에 빠졌다.

배우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KBS

'응답 저주' 깨다

박보검은 '응답의 저주'('응답' 시리즈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대중의 응답을 받지 못한다는 뜻)를 깬 첫 번째 배우가 됐다. '서인국, 고아라, 정우, 유연석, 손호준 등 선배 배우들도 못 해낸 걸 스물네 살의 청년이 보란 듯이 해냈다.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성공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박보검, 김유정 두 젊은 배우가 사극을 이끌기에는 무리라는 우려도 있었고, 경쟁작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도 걸림돌이었다.

첫 방송에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이드라마는 방송 3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로 껑충 뛰어오르며 경쟁작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를 가뿐히 제쳤다. 최근에는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승승장구 중이다. 시청률 40%를 웃돌며 종영한 '태양의 후예'보다는 낮은 시청률이지만 화제성만큼은 '태양의 후예' 못지않다. 그 중심에는 박보검이 있다.

박보검은 연기력은 물론 스타성을 겸비했다. 권력의 암투에 휘말리면서도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려는 왕세자 역은 섬세한 연기력이 필요하다. 영화 '명량'(2014), '차이나타운'(2014),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2014), '너를 기억해(2015) 등에서 다진 연기력은 이번 드라마에서 빛나고 있다.

특유의 애틋한 눈빛 연기도 일품이다.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아련하면서도 해맑은 눈빛에 쓰러진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박보검의 눈빛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미워하고 싶지 않은, 착하고 맑은 눈빛이 강점이다.

그가 하는 대사는 매회 화제가 된다. "네 소원을 이뤄달라는 게 내 소원이다"라는 말은 감동적이고,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나 미칠 것 같았거든. 그러니 내 곁에 있어라"라는 말은 박력 있다.

"내가 한번 해보련다. 그 못된 사랑"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고, "너는 나의 약과 아니더냐"는 "내가 박보검의 약과가 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외침으로 이어졌다. 김유정과 마음을 확인한 후 "이젠 너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그리해도 되겠느냐"는 고백은 얼어붙었던 마음을 '사르르' 녹아내리게 했다.

모진 운명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힘든 순간 박보검의 위엄은 이 대사 한 마디로 드러났다.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안 된다." 느끼하고 거북한 대사를 박보검은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해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박보검의 매력인 셈이다.

배우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KBS

착한 이미지 인기 '한몫'

박보검 특유의 착하고 바른 이미지도 인기에 한몫했다. 그는 예의가 바르고 천성이 착한 배우로 유명하다. 취재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고, 인터뷰 자리에서도 피곤하거나 지친 내색을 하지 않는다. 질문 하나를 경청하며 취재진의 말에 공감한다. '박보검은 정말 천사'라는 말이 돌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박보검의 친구인 유승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보검이는 학교와 교회만 간다. 나보다 더한 놈이고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박철민과 이준혁도 박보검에 인성에 대해 칭찬했다.

박철민은 한 방송에서 "박보검은 촬영 없는 날에도 나와서 내 분장을 도와준다"면서 "내 스태프들을 도우려 잔심부름을 하기도 했고, 사인 하나를 해도 지극정성으로 꼼꼼하게 해준다. 너무 착하다"고 했다. 이준혁 또한 "박보검은 무결점이다. 마음은 물같이 투명하고, 눈은 블랙홀 같다. 너무 착해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착각까지 했다"고 박보검을 극찬했다.

정혜성은 "박보검은 청정 1급수"라며 "내가 분장할 때 박보검이 신경 써준 적도 있다. 더운 여름에 촬영할 때 나 먹으라며 물도 준 적 있는 착한 배우"라고 했다. '차이나타운'에서 박보검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고은 역시 인터뷰에서 "박보검은 진짜 착하다"고 했다.

박보검은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술, 담배도 안 한다. 가끔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그는 위안부 할머니 후원의 의미가 담긴 흰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팬들은 그의 따뜻한 심성을 극찬하고 나섰다. 미담 덕분인지 그에겐 '안티'가 없다. 관련 기사에는 선플만 있고, 그를 욕하는 글을 찾기가 어렵다.

드라마 종영 후 두 차례 기자와 만난 바 있는 박보검은 "단 한 사람이라도 저를 통해서 힐링 받았으면 좋겠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꿈꾼다. 나를 보면서 '참 좋은 사람이구나, 참 착한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을 꿈꾼다'는 목표는 이미 이뤄진 셈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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