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맥도웰 조잭슨 돌풍, 마냥 좋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0.29 12:32  수정 2016.10.29 12:33

서울 삼성 크레익, 안양 KGC 사익스 맹활약

지속 여부 지켜봐야...국내 선수는 조연 전락?

크레익은 188cm의 작은 신장에도 체중이 무려 116kg에 이른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몇몇 단신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안드레 에밋(전주KCC)과 조 잭슨(고양 오리온) 같은 선수들은 작은 신장의 약점에도 화려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각각 팀을 정규시즌-플레이오프 정상으로 이끌며 KBL 코트를 지배했다.

남자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를 장·단신으로 구분하는 제도를 부활시켰다. 각 팀은 2명의 외국인선수 중 1명은 무조건 193cm이하의 단신을 불러야 한다.

외국인 빅맨의 비중이 큰 KBL에서 초창기의 조니 맥도웰 같은 언더사이즈 빅맨들만 다시 넘쳐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에밋과 잭슨의 성공으로 단신 선수들의 활용법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올해도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각 팀 전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 우승의 주역인 잭슨은 타 리그도 떠났고, KCC의 에밋은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새로운 단신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최근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선수는 단연 마이클 크레익(서울 삼성)이다.

크레익은 188cm의 작은 신장에도 체중이 무려 116kg에 이른다. 미식축구 선수 경력의 단단한 근육질과 부드러운 개인기까지 겸비해 국내 농구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크레익은 지난 22일 개막한 ‘2016-17 KCC 프로농구’ 첫 2경기에서 평균 23분52초를 뛰며 22.5득점 4.0리바운드 2.5스틸 1.0블록슛으로 삼성의 2연승을 견인했다.

KGC는 약점인 포인트가드 자리를 채우기 위해 178cm의 단신가드 키퍼 사익스를 영입했다. 사익스는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D리그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탄력을 자랑하며 국내 팬들 사이에서 벌써 ‘제2의 조 잭슨’으로 불리고 있다.

잭슨을 보유했던 오리온은 그와는 또 다른 유형의 포인트가드 오데리언 바셋을 영입했다. 바셋은 출중한 개인 능력을 앞세우던 잭슨과 달리 동료들의 움직임을 먼저 살리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오리온은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 중에는 동부 웬델 맥키네스의 활약이 돋보인다.

듀얼 가드나 테크니션 유형으로 분류되는 다른 단신 선수들과 달리 맥키네스는 전통적인 언더사이즈 빅맨을 대표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거칠고 저돌적인 몸놀림과 골밑에서의 집요함은 안정된 수비와 높이를 바탕으로 하는 동부의 팀컬러와도 잘 맞는다.

동부와 재계약한 맥키네스는 노쇠한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의 득점부담을 덜어주며 어느덧 동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돌풍이 지속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단신 선수들의 패턴과 수비 전략에 대한 적응이 덜 된 상태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약점도 어느 정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단신 선수들의 등장으로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빅맨들이 득세하던 과거에 비해 외국인 선수들이 외곽 슈팅과 볼배급, 리딩 등 다양한 분야에 관여, 국내 선수들이 점점 외국인 선수들을 받쳐주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있다. 당장의 흥행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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