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길어지는 박 대통령 침묵…'쓸 카드'가 궁하다


입력 2016.11.28 11:49 수정 2016.11.28 15:18        이충재 기자

'3차 담화' 가능성…'감성 호소' 아닌 '사실 해명' 주목

발표 시점은 특검 임명 전 또는 탄핵안 표결 직전 유력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2017년도 예산안 및 현안 등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4일 '2차 대국민 담화' 이후 박 대통령의 공식 발언이나 메시지는 없었다.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침묵이다.

청와대는 한층 커진 제5차 촛불집회를 지켜본 28일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만 했다. 지난 4번의 촛불집회에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참석 등 공식 일정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야'나 '퇴진'을 선택지에서 지운 청와대가 마땅히 내놓을 입장이 없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2번의 담화를 한 이후 국정운영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하야하라"는 광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입'이 없어진 청와대다.

이미 써버린 '감성호소 카드'…3차 담화엔 어떤 내용?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어려운 순간 '국민 감성에 호소하는 카드'로 정국을 정면 돌파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의를 한마디로 불식한 "참 나쁜 대통령", 2006년 피습 사건 직후 발언으로 전해지는 "대전은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른바 '친박 공천학살'에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노동개혁법 국회통과를 당부하며 "젊은이 일자리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했고, 특히 야당의 반대에 막힌 사드배치와 관련해선 "가슴 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 "넓지 않은 어깨에 5천만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다", "사명감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는 등 철저히 감성적인 호소로 접근했다.

하지만 '감성호소 카드'는 이미 지난 2차 담화에서 썼다. 당시 박 대통령은 9분여의 회견에서 "서글픈 마음에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 "스스로 용서하고 힘들고 서글픈 마음"이라고 했다.

탄핵가결 후 입장발표 유력…내놓을 메시지 '한정적'

청와대는 이번주 박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국민 메시지 발표 시점은 특검 임명(12월2일까지) 전이나 탄핵안 표결(12월2일 또는 9일) 직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 일정을 확정하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담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느냐'여부도 주목된다.

특히 지난 2번의 담화에서 사태에 대한 본질과 관련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감성' 보다는 '사실'에 접근하는 구체적인 해명 등 진일보한 내용을 담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지난 담화에선 감성에 호소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적어도 일정 부분에 있어 사실에 대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한정적이긴 하나 촛불민심을 담을 수 있는 발언이 나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메시지는 한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특별검사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존 내용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얹기엔 모순이 많다. 검찰 수사의 부당성 등을 언급할 경우 여론의 반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감성호소+알파(α)'가 현실적인 카드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입장을 밝히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