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못 박은 강정호, 실력 이전에 인성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2.06 15:05  수정 2016.12.06 15:06

지난 2일 음주운전 이어 뺑소니+사건 은폐 시도

세 번째 적발로 '삼진 아웃' 야구팬 실망

피츠버그 강정호가 경기 도중 잔을 들고 있다. ⓒ 게티이미지

최근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며 물의를 일으킨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2일 오전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돼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4% 상태에서 직접 운전해 숙소로 향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이미 강정호의 인생 경력에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남은 뒤였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정호는 처음 경찰 조사 당시만 해도 동승했던 지인이 운전대를 잡았던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정호가 운전대를 잡은 것이 들통 났다. 음주운전도 모자라 ‘운전자 바꿔치기’로 죄를 피하려고 꼼수까지 부린 것이다.

여기에 강정호의 음주운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 그때도 인명피해가 나지 않아 세간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당시 강정호의 소속팀이었던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이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고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로써 강정호는 음주 운전으로 세 번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는 ‘삼진아웃’ 대상자인 사실이 밝혀졌다. ‘음주운전을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름이 알려진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음주운전이 적발될 정도라면 사실상 ‘상습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수나 반성 같은 변명이 통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제는 사과의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강정호는 이번 음주운전 사태 발생한 이후 2일 매니지먼트사를 통하여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저에게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사과문을 밝혔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여러 차례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까지 하려고 했던 인물의 뒤늦은 사과에는 누가 봐도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음주운전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강정호는 올해 7월에 미국에서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강정호는 원정 숙소에서 한 여성을 초대하여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고소인이 잠적하며 수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흐지부지됐지만 강정호는 이 사건으로 크게 이미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한 번 곤욕을 치렀으면, 자신을 위해서나 구단이나 주변을 생각해서라도 한동안 몸가짐을 더 조심하고 자숙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보란 듯이 피츠버그와 한국야구계,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강정호에게 법적인 실형이나 KBO에서의 징계는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기껏해야 벌금과 출장정지 정도의 징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강정호는 프로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를 상실했다. 프로라면 야구 실력을 떠나 인성이 우선이라는 교훈을 스스로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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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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