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열차' 30명 넘게 올라타…"원내 3당 노린다"
"최소 35명"…국민의당 38명 넘으면 제3당
"가짜보수와 결별" 선언…반기문 총장 착지 제공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이 21일 '분당선'에 올라탔다. 이들은 "가짜 보수와 결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는 27일 집단 탈당해 신당을 만들기로 했다.
이제 관심은 비주류가 차릴 신당의 규모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 의원 33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을 결의하고 즉석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 당장 이들 중 31명은 오는 27일 탈당한다. 1차 집단탈당에 이어 2차 추가탈당 규모에 따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의 크기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 4당'은 확보…국민의당 넘어 지각변동 일으킬까
우선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 인원은 31명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훌쩍 넘어서 원내 4당 입지를 다지게 된다.
여기에 비주류 탈당 규모가 38석을 넘을 경우 국민의당을 넘어 3당 위치를 점하게 된다. 비박계는 탈당 규모에 대해 "최소 35명"이라고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분당선에 올라탄 인원이 늘어나 원내 제3당을 구성하면 정계 개편의 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야권의 '비문(비문재인)'세력 등 '제3지대'와 손을 잡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여당 비주류 한 인사는 "친박만 아니면 누구든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분당선 열차의 기관사 역할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이제까지 뜻을 같이 해 온 의원들과 같이 행동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무책임한 좌파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새판으로 끌어들일 대상으로 중도우파를 아울렀다. '중간지대의 장'을 최대한 넓히는 구상의 성공여부에 따라 대선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
반기문 영입 무대 마련에 '보수대통합' 공간도 열어둬야
특히 '보수의 희망'으로 불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판을 마련하는 '대선 로드맵'도 본격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총장 측도 스스로 신당을 만들어 출마의 기반으로 삼는 것보다 보수진영에서 마련해준 무대를 통해 데뷔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직행보다 비주류 신당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비주류 입장에선 향후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다시 연대할 공간도 마련해둬야 한다. "보수의 분열은 대선 패배를 의미한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정현 전 대표의 "집 나간 소가 송아지를 잉태해 집으로 돌아온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비주류 측이 반 총장을 영입한 뒤 대선 전에 새누리당과 '보수대결집'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당장 비주류 측의 탈당으로 128석을 가진 새누리당은 원내 제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121석)에게 넘겨줘야 한다. 차기 대선 등 선거에서 '기호 1번'도 민주당 몫이 된다. 보수진영 대표선수가 '기호 몇 번을 다느냐'가 차기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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