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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의 '통 큰' 반도체 투자.... SK하이닉스, 3조2천억 투입


입력 2016.12.22 11:29 수정 2016.12.22 11:43        이배운 기자

청주공장 건설 2조2천억...중국 우시 공장 9500억 추가투입

낸드플래시 과감한 투자...‘4차 산업혁명'서 그룹 주도적 역할 기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23일 올해 3조원 가량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하며 반도체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 ⓒSK하이닉스

역사상 첫 부회장 시대를 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올해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통 큰 투자로 반도체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SK하이닉스는 22일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 2019년 6월까지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우시에 위치한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95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기존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았던 낸드플래시는 최근 수익 개선에 가세하면서 업계 간 영역 확대를 통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본격 공략...공장 증설로 생산량 확대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를 비롯,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업용 서버 등으로 사용되며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 주요 업체들의 3D낸드플래시 투자로 인한 2D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전환 등으로 공급량마저 줄면서 가격까지 급등하는 추세다. 아울러 업계는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시대 도래로 인한 수요 증가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점점 낸드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은 3D 제품이 SSD 확대,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을 이끌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다만 제한적인 공간에서는 낸드플래시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 이번에 증설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3D낸드플래시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월 2만~3만장 수준으로 늘리면서 2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3D낸드플래시로 바꾸는 전환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모바일 시장 확대 등 흐름에 발맞춰 모바일 D램에도 투자는 지속된다. 모바일 D램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당분간은 긍정적인 시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서버, 데이터센터 등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기조도 D램 시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중국 우시에 위치한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9500억원을 투입해 보완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해온 우시 공장은 클린룸 확장을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D램 산업 리더십을 지속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최태원 회장 선제적 투자..."중장기적 포석"
한편 그룹 차원에서도 SK하이닉스에 힘을 한껏 실어주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12년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등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시설투자를 10% 이상 확대하는 등 선제적 투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매년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SK그룹내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전날 단행된 그룹 정기인사에서 4년 연속 최다 승진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박성욱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계열사 중 위상이 급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주문한 기업 혁신의 비전이 ‘4차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SK하이닉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국내 시가총액이 2위까지 올라가는 등 그룹 위상이 많이 올라갔고, 그만큼 해당 출신들을 중용하는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며 ”3조 규모의 투자가 가능했던 것 역시 최 회장의 중장기적인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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