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좀비, B급 정서 '로미오와 줄리엣' 어떨까
셰익스피어 원작, 돌연변이 등장시켜 완전히 탈바꿈
강렬한 음악, 화려한 액션 눈길 "사랑 메시지는 그대로"
"B급 정서의 인간과 비인간의 사랑이면 내가 느끼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1564-1616)의 '로미오와 줄리엣(1597)이 핵전쟁 이후 생겨난 돌연변이와 인간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탈바꿈, 강렬한 록 사운드와 현란한 안무로 무대를 가득 채운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다.
작품을 연출한 성종완 연출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가문과 가문의 대립 이야기는 내겐 끌리지 않더라. 색다른 뭔가를 찾다가 인간과 비인간의 사랑을 떠올렸다"며 작품을 구상한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작품이 안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는 그대로 담았다. 성종완 연출은 "돌연변이가 인간과 외적으로 다르긴 하지만, 유전적인 인간성의 근원은 결국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창작 초연인 만큼 시행착오는 있었다. 특히 돌연변이로 변한 로미오의 분장 수위를 놓고 관객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팽팽했다. 성종완 연출은 관객들의 반응 등을 체크하며 작품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프리뷰 첫 공연 때 굉장히 흉측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렸는데 (관객들이) 로맨스에 몰입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변화와 수정을 거쳐 지금의 로미오가 됐죠."
실제로 이날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로미오는 좀비와 미소년의 모습이 혼재돼 조금 더 로맨스에 걸맞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맨스는 관객들에게 이질감 없이 전달됐다.
돌연변이와 인간의 사랑 못지않게 관심을 모은 건 안무였다. 개막 전부터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역동적인 안무'를 꼽은 만큼, 배우들은 쉴 새 없이 점프하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무대를 뛰어다녔다.
이에 대해 성종완 연출은 "애초 기획 단계부터 액션활극?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다"며 "돌연변이는 인간보다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설정을 하고, 이 부분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로미오를 연기한 조풍래는 "추격신에선 정말 허파가 목젖까지 올라오는 것만 같다"며 혀를 내둘렀고, 고은성도 "평소 근력 운동을 주로 했는데, 이 작품을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하며 지구력을 키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들로선 정말 힘든 작품이지만, 덕분에 대극장 못지않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에너지가 다른 중소극장 작품들과 차별화된 매력으로 부각됐다.
한편, '로미오와 줄리엣'은 김수로 프로젝트 20번째 작품이다. 로미오 역에 조풍래 동현 고은성, 줄리엣 역에 양서윤 김다혜 전예지, 티볼트 역에 김수용 김종구, 머큐쇼 역에 박한근 이용규 등이 출연한다. 내년 3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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