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정치테마주로 내몰리는 개미들


입력 2016.12.25 14:00 수정 2016.12.25 14:05        김해원 기자

금융당국 단속에도 오픈채팅 통해 테마주 정보 교환

박스권 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 테마주, 작전주에 몰려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에 나섰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여전히 정치테마주 정보 교환 움직이 활발하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정치테마주나 일부 작전주에 편승해 단기차익을 노리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에 나섰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치테마주나 작전주가 추천되는 등 불공정행위가 여전하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테마주에 편승해 단기차익을 노리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단속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 거래가 코스닥 시장에서 활발해지면서 금융당국이 테마주 종목 언급에 과태료 처벌을 예고했지만 온라인상 테마주 추천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20%이상 상승한 82개 종목은 정치테마주가 대부분이다. 정치 이슈가 터졌을 때는 당일 코스닥 거래대금의 20%이상을 정치테마주가 차지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실적 전망보다는 기대감이나 풍문으로 움직이는 코스닥 시장이 정치테마주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달 초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명확한 불공정행위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적극 처벌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 테마주라며 특정 종목을 언급하거나 시장에 거짓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게 되면 과태료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의 조치에도 박스권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정치불안을 또다른 투자 기회로 노리면서 온라인상의 추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10월 말부터 시작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등 국정을 혼란시키는 정치이슈가 터지면서 주가 상승하락을 반복하자 단기차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익명성을 이용해 카카오톡을 통해 쉽게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오픈채팅'의 경우는 개인정보 침해 등의 이유로 단속이 어렵다. 한미약품의 늑장 공시 사태 때도 악재 정보인 베링거인겔하임 계약파기 정보가 오픈 채팅방으로 떠돌았다는 제보가 금융위원회에 접수돼 수사에 나선 바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주식과 관련해 열린 채팅방은 수십 개가 넘는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자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오픈채팅을 이용해 이른바 '떴다방'처럼 관련주를 추천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개설됐다가 없어지는 방이 많을 뿐더러 아이디의 경우도 수시로 바꿀 수 있어 단속이 어렵다. 테마주나 작전주를 추천했다가 회원들과 논쟁이 벌어질 경우 아이디를 바꿔 활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채팅방에서 회원들과 유대감을 키운 뒤 본격적으로 유료 회원 가입 활동을 진행한다. 주로 활동하는 회원이 장 시작 전에 몇가지 상승 종목을 던져 신뢰감을 쌓은 뒤 개인 카카오톡을 통해 유료 회원으로 전환하는 경우다. 이런 식으로 오픈채팅방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씩 추천주 정보가 오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픈채팅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다"며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해서 제보 내용과 중요성에 따라 최대 2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는 큐로홀딩스를 첫 '이상등급 종목'으로 지정했다. 큐로홀딩스는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본격 대선 행보 이후 이달 들어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종목에 대한 수탁거부 조치를 내렸다. 수탁거부 조치 이후에는 향후 시세를 높인 불건전 거래자는 해당 종목에 대한 주문이 금지된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해원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