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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대내외 불확실성 높아 기준금리 동결 유지"


입력 2017.01.13 15:52 수정 2017.01.13 15:52        배상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7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1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떨어진 후 7개월 연속 동결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지난 10월 전망(2.8%)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민간소비가 떨어진 것이 성장률 하향 전망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시장상황과 기준금리 사이의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이 정도 격차는 용인 할 수 있는 수준인지. 만약 격차가 벌어질 경우 위험요인은 없는지.

▲지난해 11월 이후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사이의 격차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전에 시장금리와 기준금리가 너무 붙어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변동수준을 보고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금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과거 통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시장금리는 경기에 대한 전망·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글로벌 시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사이에 용인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상 격차가 벌어진다고 해도 원인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격차가 단기간내에 급속하게 확대될 때는 중앙은행으로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추이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초부터 2%중반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데 국내 잠재 성장률 더 떨어지는 것 아닌지, 다시 추산할 계획은 없는지.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을 해달라는 질문으로 이해가 되는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와 결부해서 질문을 한 것으로 본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미국 금리인상 횟수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를 2번 올리든 3번 올리든 그것이 우리 금융상황에 어떠한 변동을 초래하는가하는 제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의 경우 최근 수년간 성장률이 2%대에 머물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추계 등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사국에서 잠재성장률을 다시 추정하고 있다. 연구결과가 마무리되면 다시 이야기해주겠다.

-달러화 전망 예상이 성장률 추정에 영향을 미쳤나.

▲환율에 대한 평가는 대단히 조심스럽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평가를 보면 금년중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가 재정확대 정책을 펼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달러가 당분간은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환보유가액이 줄어들고 있는데 현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외환보유고는 최근 3개월간 감소했다. 감소의 주된 요인이 달러화 강세로 달러화 이외 자산의 달러환산액이 줄어들어서 생긴 일이다. 현재 37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는 국제기구들이 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물가 상승률에 있어 유가는 어느 정도 수준을 예상하고 반영했나.

▲유가의 경우 변수가 많다. 가장 큰 것이 감산에 관한 것이고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진작의 가능성, 유가가 상승할 때 대체에너지의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많은 기관의 결과를 참고하도록 되어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유가는 물론 감산합의 이행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지만 제반 요인을 감안하면 연중 평균 50달러대 초반 수준으로 보는 것이 무리가 없겠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시각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횟수 등의 기대가 바뀌면서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 환율이 비교적 다른 신흥국 통화와 비교해도 비교적 변동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유동성이 풍부해 신흥국 통화의 대용수단으로서 활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본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가격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의미도 된다고 본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아지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주시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인데 최근 경제동향을 보면 다소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와 지표 사이의 괴리는 어떻게 보는지.

▲소비심리 회복이 우리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지표와 소비심리간의 차이는 시차의 문제가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는 최근의 실적이 괜찮다는 정도지 소비가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은 정치적인 문제가 가장 크고, 기업 주조조정의 진행과 그에 따르는 고용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심리를 증폭시키는 것이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기업경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심리와 실적이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경기 심리와 실적이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최근에 기업들의 수익상황이라던가 결산을 보면 실적이 나쁘지 않다. 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겠다. 우선 낮은 원자재 가격의 혜택이 있었고 반도채를 비롯한 업황이 호전되었다. 그리고 환율이 상승한 것도 기업의 수지 상황을 개선시킨 요인라고 본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은 기업들이 지난해에 자구노력을 열심히 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업심리는 미래 상황에 대한 지표다. 국내나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보니까 기업들의 심리가 거기에 여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계부채 증가와 기준금리 변동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나.

▲가계부채와 기준금리와의 관계는 정량화해서 말하기 어렵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대책이나 대출 등 정부의 미시적인 정책들이 영향을 줬겠지만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체감물가가 높아지고 있다.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보나.

▲물가가 2%를 상회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살펴보면 연평균 1.8%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와 금년 물가에 영향을 준 것은 통화였는데 조만간 물가가 1% 중후반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본다. 물론 하반기로 가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만큼의 상승압력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로 낮췄는데 그럼 지난해 4분기 전망치가 많이 낮아진 것인가.

▲지난해 4분기는 추계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당초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가 제로나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종합해보면 그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전 분기에 비해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보지만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했다고 보고 있다.

-0.3%나 낮춘 원인은 무엇인가.

▲상세한 설명은 오후에 조사국에서 할 것이다.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10월 이후에 대내외 여건이 급속히 바뀐 것이 원인이다. 바깥에서는 미 대선이후에 시장금리 상승·달러화 강세·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금리인상의 기대 등 여건이 많이 바뀌었다. 국내상황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에 따라 민간소비가 줄어든 것이 이번 조정의 주된 포인트다.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금융리스크로 번질 우려는 없나.

▲모든 경제 변수에 대한 전망이 어둡지만 집값은 특히 전망이 쉽지 않다. 집값에 미치는 주된 영향이 금리도 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변화도 있다. 현재로서 판단을 한다면 주택경기가 최근 수년간 좋았다. 그에 비해 둔화가 되고 있다고 본다.

-부동산 버블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자산가치에 버블은 없나.

▲버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금통위 횟수가 12회에서 8회로 줄었다. 소통 노력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금통위 횟수를 조정했고 이것을 계기로 한국은행이 시장과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늘 첫 번째로 의결문이 바뀐 것이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수단으로 보고 그걸 통해서 정책에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정책 시그널을 강화하겠다는 금통위의 주된 인식이 이번 의결문에 반영이 됐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의결문을 보완해 나가겠다.

배상철 기자 (chul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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