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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 트럼프에...' 삼성전자, 올해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17.01.24 14:34 수정 2017.01.24 14:57        이홍석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장밋빛 실적 예상

포트폴리오 균형 약화 속 커지는 경영환경 불안감 변수

삼성전자가 올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활약 속에 호 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올해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올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으로 장밋빛 실적전망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특검 이슈'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당장 올해 1분기에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검이슈'로 인한 경영진의 글로벌 행보 제약 등으로 중장기적인 신성장동력 발굴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24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과 디스플레이 선전 등 부품을 중심으로 호 실적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내외적 정세와 경영환경 변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작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지면서 4분기에도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반도체의 맹활약으로 호 실적의 반전을 일궈냈다.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달성한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와 같은 해 2분기(9조53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 실적 전망 긍정적...불확실성 우려는 커져

올해도 부품(DS·디바이스솔루션)의 활약으로 실적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작년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는 18나노(nm) D램과 48단 V낸드플래시 등 초격차기술로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어 비수기인 1분기부터도 광폭 실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모바일D램과 3D V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여전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달러 강세로 환율 흐름도 긍정적이어서 높은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작년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에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디스플레이도 올해 2분기부터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을 앞두고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주축인 IT모바일(IM)부문과 TV·생활가전이 주축인 소비자가전(CE)부문은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구겨진 자존심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갤럭시S8과 갤럭시A·J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차별화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돼 있고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아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TV는 샤프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중단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도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 신기술 탑재로 인한 제품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주축인 DS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면서 완제품 대비 부품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 실적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스마트폰-가전-부품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DS부문의 영업이익은 15조8500억원으로 전체(29조24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50% 이상이 부품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올해의 경우, 이 비중이 60%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부터 전체적인 성장 둔화와 함께 포트폴리오 균형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에서 가장 큰 강점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 세트 중심에서 부품도 실적 기여도가 커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비중이 쏠리는 것은 회사에서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 경영환경 불안감 증가 속 글로벌 경영 행보 제한 우려

이와함께 최근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특검이슈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장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과 함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도 공공연히 밝히는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은 사드(초고고도미사일) 배치를 명목으로 은밀하게 무역보복조치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간 무역 마찰로 인한 파장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내적으로는 최순실게이트 수사로 기업인들의 발목이 잡히고 있다. 검찰·국회·특검 등으로 기업인들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은 올해 경영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경영계획 수립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투자 등은 손도 못 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연말 예정됐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아직까지 단행하지 못하면서 비상경영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이 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특검수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최고경영진 활동이 제한되면 경영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정세 변화나 사업재편 불확실성 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최고경영진 활동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면서 “"이런 활동들이 제한 받는다면 이런 부분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으로서는 성장기회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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