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회장 의지에도 지난해 하반기 1개교 결연맺는데 그쳐
저축은행 참여에도 '퇴짜', 인력부족 등 태생적 한계도 한 몫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1사1교 금융교육 자매결연’이 용두사미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저축은행 사태 여파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가 여전히 강해 업계 자발적인 재능 기부 의지가 교육계 외면을 받고 있어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과 일선 학교와의 금융교육 자매결연은 단 한 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자매결연 성과를 낸 뒤 6월까지 15개교와 결연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극히 부진한 성적표다.
1사1교 금융교육은 전국에 점포를 두고 있는 금융사가 인근 초·중·고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학생들에게 방문교육·체험교육·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금융사가 금융감독원에 신청 하면 초·중·고교가 자율적으로 금융사를 선택해 결연을 맺는 방식이다.
지난 2015년 7월 금융감독원이 주도해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될 때 저축은행은 학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바 있다. 초기 6개월 간 2849개교가 신청해 보험(21개사)·은행(15개사)·증권(10개사)·카드(6개사) 등 금융사들이 결연을 맺는 동안 저축은행은 단 한 곳의 교육기관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순우 회장이 2015년 12월 취임한 이후 저축은행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금융교육 자매결연 체결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단기간에 주춤 모드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1사1교 금융교육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각 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저축은행에서 신청해도 학교에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더케이를 비롯한 저축은행들이 작년 하반기에 자매결연을 신청했지만 학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스카이저축은행은 사전 접촉했던 학교에서 고사해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신청하고 싶었지만 저축은행에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어 고민이 많았다”면서 “학교에서 은행이나 금융사를 두고 저축은행을 선택해 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이 갖는 태생적 한계를 도외시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1사1교 자매결연 감소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제1금융권이나 대형 저축은행과 달리 중소규모가 대부분인 저축은행이 이 사업에 인력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신·조은 등 소규모 저축은행은 일은 많은데 사람이 부족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민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좋은 취지의 사업에 참여하고 쉽지만 소규모 저축은행들은 사람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