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 민심 통해 ‘샤이 보수층’ 고개 들어
표창원 朴대통령 풍자 누드그림 전시로…反文 감정 촉발
숨어있던 보수층 黃권한대행으로 집결하는 분위기
설 민심을 통해 숨죽여 있던 ‘샤이 보수층’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분위기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전시됐던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그림 사건 이후 결집하는 모양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시각이 보수층에 확산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샤이 보수층’은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속마음을 밝히기 꺼리는 유권자들이다. 탄핵사태와 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자신을 보수라고 소개하지 않지만 보수 진영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정치권에서 먼저 감지하고 있다.
야권의 대권잠룡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설 연휴 동안 청취한 대구지역 민심과 관련해 지난 30일 “대구의 설 민심은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더 커진 것 같다”며 “민주당이 마치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풍자 누드그림 전시회’로 논란이 된 표 의원을 지적한 듯한 발언으로 “일부 민주당 의원의 도를 넘는 행동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도 보수를 지지해주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조심스럽게 대선후보 선출을 공식화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약 10% 남짓한 지지율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는 결국 국민이 다시 한 번 보수와 우리 당을 향해 대선에 나서서 책임을 맡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민심의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인 비대위원장은 “황 권한대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우리 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도 된다는 국민의 허락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범여권 후보로 거론됐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에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1월 넷째 주 정례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7.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다섯째주 1.9%로 시작한 황 권한대행은 2달여만에 4배에 가까운 가파른 지지율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숨죽여 있던 보수층이 표 의원의 풍자 전시회를 통해 터져 나왔고, 움직임을 재개한 보수층의 귀착점으로 황 권한대행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한때 보수층에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졌던 반 전 총장이 이른바 통합이란 명목 하에 좌고우면 하자 반 전 총장 지지자들이 황 권한대행으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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