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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면세점 후폭풍①]44년 면세점 역사 최대 위기에 직면하다


입력 2017.02.01 15:11 수정 2017.03.23 10:24        김유연 기자

국내1호 면세점 매각 위기 현실로 '첫 희생양'

요우커 급감 속 정부 신규면세점만 늘린 결과…중소업체 후유증 커질 듯

동화면세점 외부 전경. ⓒ연합뉴스

국내1호 면세점 매각 위기 현실로 '첫 희생양'
요우커 급감 속 정부 신규면세점만 늘린 결과…중소업체 후유증 커질 듯

면세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중소·중견 기업 면세점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내면세점을 선보인 동화면세점의 경영권 매각설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업계 전반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요우커)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면세점 특허권을 계속 늘리기만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관세법이 면세점 업계 위기 봉착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시장의 전체 매출은 12조2757억 원으로 2015년(9조1984억 원)보다 33.5% 성장했다. 불과 1년 만에 3조 원 이상 시장 규모가 커졌다. 사업자수도 2012년 6곳에서 올해 13곳으로 늘어난다. 올 연말까지 3개의 시내 면세점이 추가 개장할 예정이라 시장 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6월 호텔신라의 매도청구권(풋옵션) 행사로 지난해 12월 19일까지 갚아야 할 715억원을 갚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위약금 10%를 더해 788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를 갚지 못하면 담보로 제공했던 동화면세점 주식 30.2%를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

동화면세점이 1차 연장일까지 19.9%에 대한 상환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담보 주식(30.2%) 마저 내놓게 된다. 사실상 경영권은 호텔신라에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동화면세점의 최대주주는 기존 김 회장(41.66%)에서 호텔신라(50.1%)로 변경되고 경영권도 함께 넘어가게 된다.

만약 동화면세점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면세 특허를 반납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44년 역사를 뒤로하고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주요 계열사인 동화면세점은 1973년 설립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취득한 회사다. 루이뷔통을 비롯한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모두 유치해 이제껏 나름의 입지를 구축해왔다. 2015년 기준 매출 규모는 3226억원으로 같은 해 대기업 계열로 운영되던 워커힐면세점(SK네트웍스, 2874억원)보다 많았다. 96억원 가량의 순이익도 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신규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영업난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루이뷔통, 구찌, 몽블랑 등 럭셔리 브랜드와 루이까또즈, 제이에스티나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국내 잡화 브랜드들도 추가로 이탈했다.

동화면세점의 위기는 무리한 경영과 자금난의 이유도 있지만 면세점 시장의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서울 시내에만 면세점 13곳이 운영되면서 각 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게다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배치 문제가 결정된 이후 중국인관광객 수는 감소 추세인데 비해 면세점은 과당 경쟁이니 면세점간 혈전은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무분별한 특허 발급이 반복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대기업 소유의 신규면세점들은 높은 수수료를 주며 당장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지만 중견·중소면세점은 송객수수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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