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호금융 지난해 금융사고 2077억…농협 94% 차지, 내부통제 허점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3.10 14:53  수정 2026.03.10 15:00

상호금융, 자산 1000조 '공룡 몸집' 됐지만…내부통제는 제자리

감독 주체 분산, 사고 주요 원인…사고 대응·일원화 시스템 어려워

"지배구조 불균형 초래…통합 감독 프레임워크·공통 규율 마련해야"


지난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농협·수협·신협 홈페이지

지난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에서만 전체 피해액의 94%에 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는 내부통제 실패로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 피해가 확대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사(MG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건수는 총 47건, 피해액은 2077억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 보면 농협의 사고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농협에서만 22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피해액이 1955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상호금융권 전체 피해액의 94%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 5년간(2020~2024년)의 누적 피해액인 990억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어 새마을금고(8건·36억5700만원), 신협(9건·28억원), 수협(8건·58억원)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산림조합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유형은 횡령, 배임, 사기 등 전통적인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대부분으로, 장기간 조직 내부에서 은폐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복되는 수법과 허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몸집 커졌지만…내부통제는 '제자리 걸음'


상호금융권은 최근 몇 년 사이 유동성 확대와 함께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


5대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2024년 말 기준 1046조원으로, 2018년 669조원에서 6년 만에 56.3% 급증했다. 전국 조합(금고) 수만 340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비해 내부통제 시스템은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각 상호금융 중앙회가 소속 기관에 대한 1차 검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 문제로 개별 조합에 대한 정밀 점검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분산된 감독 체계, 사고 반복의 원인


구조적인 감독 체계의 허점도 사고 반복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호금융기관 별로 감독 주체가 분산돼 있어 사고 대응은 물론, 일원화된 예방 시스템 마련도 쉽지 않다.


현재 상호금융권은 소관 부처가 제각각이다.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신협은 금융위원회 소관으로 제각각 흩어져 있다.


이 때문에 본질적으로 동일한 신용사업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근거법이 달라 감독 권한과 지배구조 규율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사회 권한이나 감사 제도 등 내부통제 체계가 업권별로 파편화되면서, 규제 강도의 편차와 감시의 사각지대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근본적 원인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다. 처벌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사후적 조치에 그치고, 내부통제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단위 영업 특성상 '관행'이 통제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내부통제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호금융권이 각기 다른 법령과 감독체계를 따르는 현실은 지배구조 불균형을 낳고 있다. 감독 주체가 분산되다 보니 동일 기능에 대한 규제 강도와 감사 범위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다 보니 사고 예방도 쉽지 않다"며 "상호금융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 감독 프레임워크 도입이나 내부통제·이사회 운영 기준에 대한 공통 규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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