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버린 팀 모비스, 모험은 성공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7.02.02 18:40  수정 2017.02.02 18:41

찰스 로드 퇴출하고 치른 첫 경기서 승리

‘신인 이종현+단신 외인 2명 조합’ 승부수

찰스 로드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모비스 선수단. ⓒ KBL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가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를 퇴출하고 치른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기며 저력을 과시했다.

모비스는 1일 울산 동천체육관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16-17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79-62로 완승을 거두며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모비스는 전날 로드를 전격 퇴출하고 에릭 와이즈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와이즈는 최근까지 바로 KCC에서 안드레 에밋의 일시 대체 선수로 뛰었던 선수다.

로드는 올 시즌 모비스에서 33경기에 출전해 평균 23.8점 11.2리바운드의 정상급 활약을 펼쳤으나 불성실한 훈련태도와 돌출행동으로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모비스는 2014년에도 우승주역이었던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이 이듬해 계약조건에 불만을 품고 태업을 벌이자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격 퇴출한바 있다. 팀 내 비중이 큰 외국인 선수를 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모비스는 당장의 성적보다 팀 내 규율과 기강을 선택했다.

하지만 당시의 모비스는 벤슨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확실한 대체자원이 있었다. 2인자에 머물던 라틀리프는 벤슨의 그늘을 벗어나며 오히려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성장했다.

반면 모비스가 새롭게 영입한 와이즈는 192cm의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로 187cm의 가드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단신으로만 구성한 것은 모비스가 유일하다.

이로써 향후 신인 이종현(206cm)과 함지훈(197cm)의 골밑 수비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무엇보다 6강 진출에 갈 길 바쁜 모비스로서는 위험부담이 큰 도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KCC전에서 로드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종현은 이날 25분여간만 출전하고도 8점 9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골밑을 잘 지켜냈다. 로드만큼의 득점력과 폭발력은 없었지만 적극적인 팀플레이와 리바운드 장악력을 바탕으로 이타적으로 팀에 공헌했다.

또한 모비스는 이날 팀 내 최다인 16점을 올린 전준범을 필두로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로드에게 쏠렸던 득점 부담을 분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모비스는 이미 지난달 29일에도 로드 없이 KT를 87-80으로 제압한바 있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로드가 허리부상을 내세우며 훈련을 거부하자 아예 출전명단에서 제외했고, 외국인 선수를 밀러 한 명만 출전시키고도 승리를 거뒀다.

유 감독이 로드의 퇴출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순간이다. 하지만 모비스가 로드 없이 연승을 거둔 KCC-KT는 올시즌 리그 9,10위에 그치고 있는 하위권 팀들이었다.

결국 ‘이종현+단신 외인 2명(밀러, 와이즈)’ 조합으로 승부수를 던진 모비스의 모험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