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부에선 무슨 일이?…소통부재·불만 쌓여가
인명진에 대통령 탈당권유 등 중요사안 보고 안돼
당직자 90%가 비토..."기반 없어 힘 갖기 어려워"
새누리당 당내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7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자진탈당 권유와 관련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사전에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등 소통의 부재와 불만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이날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인 비대위원장과 원내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가 통일되지 않은 발언으로 당 내부에서 혼선을 빚었고, 이 혼선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새누리당 내부의 소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날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했다는 소식이 돌자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저녁에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제가 아는 한 지도부의 그 어떤 사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장담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인 위원장의 장담은 무너졌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말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박 대통령의 자진탈당을 권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인 위원장과의 발언이 엇갈리는 것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께서 청와대와 직접소통하시지 않기 때문에 모르시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정 원내대표는 본인이 직접 청와대를 찾아 자진탈당을 권유했음을 밝혔다.
그는 “언론을 통해 듣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우리 당의 결정사항을 말씀드리려 간 것이지 청와대의 (결정을) 강요한다거나 강제로 권유한다든지 그런 의미로 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누리당 ‘1호 당원’인 박 대통령의 자진탈당 권유를 당의 수장인 비대위원장이 모른 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의 당내 장악력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당내에서 인 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켜켜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는 “당내 당직자 90% 이상이 인 위원장을 비토하는 분위기”라며 “당이 어지러운 상황이 정리되면 떠난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영입도 포기하는 등 말한 것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당직자는 “비대위원들의 외부에서의 발언을 통제하는 등 독재와 다를 게 없다”며 “당 내부에서 인 위원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지기반이 전무한 외부인사인 인 위원장으로서는 공천권을 쥐고 힘을 가질 수 있는 선거철이 아니여서 시간이 흐를수록 새누리당에서 자리잡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 교수는 “새누리당이 인 위원장의 영입한 것은 사실상 이미지 때문이지 당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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